LH, 사업 관련 소송도 대거 '전관'에 몰아줘

5년간 375건 맡은 변호사도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3-09-03 15:25:44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설계·감리 등에 전관 특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소송에서도 대거 전관에 몰아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공택지 개발 등 업무 특성상 법적 분쟁이 많은데, 상당수의 소송을 LH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에게 몰아준 것이다.

3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소송위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여간 LH가 소송을 가장 많이 위임한 소송대리인은 A 변호사로, 모두 375건을 맡았다. LH는 수임료로 총 16억9000만원으로, 한 건당 450만원꼴로 지급했다. A 변호사는 8년간 LH에서 일하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전관’이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 번째로 수임 건수가 많은 B 변호사는 255건의 LH소송을 맡았고, 수임료로 15억원을 받았다. B 변호사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LH 법무실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법무법인과 법률사무소를 제외한 개인 변호사 기준으로 3년여간 LH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C 변호사가 LH 소송을 가장 많이 맡았다. 소송 110건에 수임료 7억원을 받았다. 다음으로 D 변호사가 148건, 6억90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퇴사 이후 LH 법률고문을 장기간 맡았거나, 맡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법률고문으로서 사건을 대량으로 수임하는 구조다.

LH는 법률 자문도 전관 변호사에게 다수 몰아줬다. LH 소송대리 건수가 많은 변호사가 자문도 대거 맡았다. 2018년부터 최근까지 LH 법률 자문 상위 20위 현황을 보면, 전체 자문 564건 중 133건을 LH 근무 경력이 있는 변호사 4명이 나눠 맡았다. 이 중엔 LH 소송대리를 두 번째로 많이 한 B 변호사도 포함됐다. 그는 총 70건의 자문을 맡아 자문료로 4020만원을 받았다. 개인 변호사 기준으로 B 변호사에 이어 가장 많은 자문을 맡은 C 변호사는 27건을 자문해 1405만원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LH 관계자는 "내부 규정과 LH 업무 관련 전문성, 능력을 고려해 소송을 맡기고 있다"라며, “특히 자문은 단가가 낮기 때문에 꺼리는 경우가 많아 변호사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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