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SK온,‘전기차 캐즘’ 뚫고 수주 120GWh, 미국·일본 양날개로 돌파구

닛산·슬레이트와 잇단 대형 공급 계약…북미 거점·기술력으로 반전 노려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25 13:34:04

▲SK온과 미국 슬레이트와 배터리 공급 계약체결했다/사진=SK온 제공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와 배터리 공급 과잉이 겹친 2025년, 글로벌 배터리 업계는 ‘캐즘(Chasm)’에 진입했다. 그러나 SK온은 신규 수주를 통해 의미 있는 반전을 꾀하고 있다.


올 들어 SK온은 총 2건, 약 120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형 전기차 약 180만 대분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지난 3월, SK온은 일본 닛산과 99.4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2028년부터 2033년까지 닛산의 차세대 전기차 4종에 공급될 예정이다. SK온으로서는 일본 완성차 업계 첫 진출이자, 동북아 공급망 확장의 신호탄이다.

이달 25일에는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Slate)와 6년간 20GWh 규모의 공급 계약도 발표했다. 가격 3만 달러 이하의 전기 픽업트럭에 SK온의 하이니켈 NCM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며, 이는 SK온 배터리 적용 대상이 프리미엄에서 대중시장으로 확장됐음을 의미한다.

북미 생산기지·고객 다변화 전략

SK온의 전략적 강점은 미국 내 현지 생산 능력이다. SK온은 2019년부터 조지아, 켄터키 등지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왔고, 현재까지 7개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있다. 2026년 말 기준으로 SK온 전체 생산 능력의 절반이 미국에서 집행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와 더불어 신규 계약 수주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슬레이트 역시 미국 내 생산 조건을 중요시했고, SK온은 이를 충족하며 계약을 성사시켰다.

고객 다변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포드 중심이던 포트폴리오에 닛산과 슬레이트가 추가되며 지역·차종·가격대 모두 넓어졌다. 기술적으로도 무선 BMS, 고전압 배터리, 차세대 각형 제품까지 선보이며 기술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SK온은 고비용 구조로 수익성에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수주는 기술력과 생산력에 대한 신뢰를 입증한 결과”라며 “중국 저가 배터리 공세에 맞서려면 품질과 브랜드 신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K온은 올해 약 20조 원에 달하는 수주 규모를 바탕으로 중장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으며, 연구개발 투자와 수익성 확보를 병행하며 ‘생존을 넘어 성장을 노리는’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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