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 전환...여행수지 적자 커지면 경상수지 악화 불가피할 듯

3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 수입은 27.9% 늘어난 636억2000만달러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4-01 13:27:37

우크라 사태에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지난달 무역수지가 2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달부터 해외여행객에 대한 코로나19 자가격리가 본격 풀림에 따라 여행수지 적자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즉 이달부터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면 여행수지 적자가 확대돼 무역수지와 여행수지가 포함된 경상수지는 큰 폭의 적자를 나타낼 수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인해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이어지며 수입액이 수출액을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대비 18.2% 증가한 634억8000만달러, 수입은 27.9% 늘어난 636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48억9000만달러 적자)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작년 연말부터 올 1월까지 지속돼온 적자기조가 2월에 '반짝 흑자'를 보인 뒤 다시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수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수출 역시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그나마 무역수지 적자 폭을 줄였다.

 

문제는 국제 정세 불안정 속에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정부는 수출 동력을 최대한 유지해 무역수지를 개선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수출은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7억6000만달러로 월간 사상 최고치였다. 지난달  수출 호조는 반도체·석유화학 등 전통적인 주력 품목이 이끌고 정보기술(IT) 및 신성장 품목이 떠받쳤다.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작년 동기 대비 38.0% 많은 131억2000만달러어치가 수출돼 처음으로 130억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석유화학은 전방산업의 수요 확대와 고유가로 인한 단가 상승으로 14.8% 많은 54억2000만달러어치가 수출됐다. 이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9.7% 감소한 39억7000만달러로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코로나19 확산, 일본 지진 등 공급망 차질 요인이 잇달아 발생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수입액(634억8000만달러)은 기존 최고치인 작년 12월의 611억6000만달러를 20억달러 이상 웃도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전체 수입액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작년 동기 대비 84억7000만달러 많은 16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일본·프랑스·미국 등 주요국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면서 동절기 들어 무역수지가 악화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 2월까지 7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고 프랑스와 미국도 1월에 각각 80억유로, 840억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등 우리 무역·공급망 전반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기 위해 신속한 무역금융 제공, 물류 지원책 실시, 해외 바이어 연계 등과 같은 정책적 노력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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