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연재만으론 화재 못 막아”…산업현장 화재안전 기준 개편 논의

건축자재·구조안전·유독가스 대응 등 종합 관리체계 필요성 제기
"소재명 아닌 실제 화재 성능 중심 검증 필요" 의견 잇따라
샌드위치패널·배터리 시설 등 산업현장 맞춤형 기준 마련 요구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5-15 14:09:55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반복되는 산업현장 대형 화재를 계기로 화재안전 기준을 실제 성능 중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화재에 안전한 산업현장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는 특정 불연재 사용 의무화만으로는 화재 위험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는 의견과 함께 건축자재 성능, 시공 품질, 구조안전, 유독가스 대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화재에 안전한 산업현장 구축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내빈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랫줄 오른쪽부터) 국민의힘 김희정, 민주당 김주영, 국민의힘 김형동, 권영진 의원, 이동관 매일신문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토론회는 권영진·김주영·김형동·복기왕 의원이 공동 주최했으며 내화채움구조협회와 대한방화문협회, 대한셔터협회, 한국판넬협회, 한국폴리우레탄산업협회 등 관련 단체와 정부·업계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했다. 

 

최근 대전 안전공업 화재와 천안 이랜드 물류창고 화재, 화성 아리셀 화재 등 산업현장 화재가 잇따르면서 건축자재와 시공, 유지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권영진 의원은 “산업현장 건축물에 널리 사용되는 샌드위치패널 등 건축자재의 내화성능과 품질관리가 중요하다”며 “불법·성능미달 자재 유통 방지를 위한 실질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영 의원은 “산업현장 화재는 한 번 발생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건축자재 품질관리와 인증체계, 시공 및 유지관리 전반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조발제를 맡은 권인구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실화재센터장은 특정 자재 중심 규제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권 센터장은 “산업시설 화재는 특정 자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건축자재 성능과 시공 품질, 접합부, 유지관리, 현장 위험도가 결합된 구조적 문제”라며 “단품 시험을 넘어 실제 건축물 조건을 반영한 시스템 단위 성능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샌드위치패널과 관련해서는 심재 종류뿐 아니라 강판 품질과 접합부, 시공 상태 등에 따라 화재 확산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권 센터장은 “실물화재시험 기반 검증 체계 구축과 품질인정 자재 사후관리 강화, 산업시설 위험도별 맞춤형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재에 안전한 산업현장 구축을 위한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경구 한국강구조학회 부회장(단국대 교수)은 화재 발생 이후 구조 안전성 문제를 강조했다. 그는 “화재·재난 상황에서는 지붕 패널과 보·기둥·연결재 등의 구조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화재 이후 구조체가 얼마나 안전성을 유지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윤종 엔씨티솔루션즈 대표는 “산업시설 화재에서는 일산화탄소(CO), 시안화수소(HCN), 불화수소(HF) 등 유해가스 노출이 인명피해를 키울 수 있다”며 “응급 제염과 독성물질 노출 저감 체계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안재홍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축자재 생산부터 유통·시공까지 전 과정을 추적·관리하는 디지털 플랫폼 ‘FIMS’ 구축 필요성을 소개했다. 

 

그는 “품질인정 자재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고 생산부터 현장 적용까지 이력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지하주차장 단열재 불연재 의무화 관련 건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특정 소재 사용 여부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할 경우 시장 왜곡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1년 도입된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중심으로 부적합 자재 모니터링과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실제 입주 업종과 위험물 관리 방식 등에 따라 산업현장의 화재 위험도가 달라지는 만큼 현장 중심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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