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월세 살며서] 겨울은 반드시 온다, ‘개미와 베짱이’이야기
선거를 앞두고 대통령 후보를 경계한다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13 13:24:02
여름의 풍요를 안일하게 즐기다 겨울의 시련 앞에 무너지는 베짱이의 모습은, 지금의 한국 경제를 보는 듯하다.
2025년 봄, 한국 사회에 불어오는 경제 한파는 더 이상 '기우'가 아니다. 미국의 25% 관세 폭탄, 중국 경기의 둔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환율 불안정,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다.
자영업자는 손님이 없어 문을 닫고, 중산층은 대출 이자에 허덕이며,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1년째 면접만 보고 있다.
정부는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외환보유액은 충분하고, 경상수지는 아직 흑자라는 논리를 앞세운다. 그러나 위기의 본질은 단순한 숫자에 있지 않다.
문제는 심리이고, 신뢰다. 국민의 불안, 기업의 관망, 외국 자본의 이탈 기류가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한 나라다. 그때마다 ‘우리는 다르다’는 오만이 화를 키웠다. 베짱이처럼 눈앞의 안도감에 취해 구조적 개혁을 미룬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겨울이 닥칠 수 있다.
특히 지금은 선거철이다. 여야 정치권은 표 계산에만 몰두한 채, 부동산 정책·재정 지출·고금리 문제 등 국민의 삶을 결정짓는 핵심 현안에는 눈을 감고 있다.
개혁보다 포퓰리즘에, 구조조정보다 현금성 퍼주기에 혈세를 낭비한다면 경제 체질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솝우화에서 개미는 겨울을 대비해 묵묵히 일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도 그 자세다. 정부는 재정의 건전성을 되돌아보고, 국민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기업은 기술 혁신과 해외시장 다변화를 가속화하고, 정치권은 진영 싸움 대신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겨울은 반드시 온다. 다만 개미처럼 준비한 이들에게만 그 겨울은 지나가는 계절일 뿐이다. 우리 경제가 베짱이의 최후를 맞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위기를 직시하고 움직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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