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푸드테크 육성 본격화…외식업계 ‘조리 로봇’ 확산
푸드테크산업법 시행 계기로 디지털 전환 가속
프랜차이즈 업계, 조리 품질·효율 개선 성과
“대체 아닌 보완”…고용 구조 재편 시각도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1-30 13:40:46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이재명 정부가 푸드테크를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시행된 ‘푸드테크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계기로 외식업계에서도 조리·서빙 로봇 도입 등 기술 혁신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bhc와 롯데리아, 빕스 등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조리 로봇을 활용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인력 의존도가 높은 조리 공정을 기술로 보완해 인건비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메뉴 품질의 표준화와 운영 효율 개선을 꾀하려는 흐름이다.
푸드테크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정정보기술(IT)·바이오기술(BT)·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을 의미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시한 푸드테크 10대 핵심 기술 가운데 외식 서비스 분야에서는 조리 로봇과 서빙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 튀김부터 반죽까지…중노동 줄이는 치킨 조리 로봇
우선 bhc는 첨단 튀김 로봇 ‘튀봇’ 도입 매장을 전국 40곳까지 확대했다. 튀봇은 튀김 요리 전용 자동화 로봇으로, 반죽된 치킨을 기계에 넣으면 트레이 이동부터 튀김 조리, 기름 털기까지 전 과정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시간과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해 사람이 조리했을 때와 유사한 바삭함과 육즙을 구현하고, 매장 간 편차 없는 균일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온의 기름을 다루는 튀김 업무를 로봇이 대신하면서 조리원들의 화상 위험과 육체적 피로도도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다.
교촌치킨도 반죽 공정 자동화를 위해 ‘배터믹스 디스펜서’를 도입했다. 버튼 한 번으로 얼음물 제조와 물 계량, 믹스 개봉까지 자동으로 이뤄져 번거로운 수작업이 줄었다. 현재 전국 20여개 교촌치킨 가맹점에 적용됐다.
◇ 롯데GRS, 자동화 로봇 확산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햄버거 패티 조리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과 튀김 조리 전용 로봇 ‘보글봇’을 직영점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기존 패티 조리가 압착부터 뒤집기, 굽기까지 7단계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알파그릴은 이 공정을 자동화해 조리 시간을 약 1분50초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직원 1인당 월평균 약 5시간의 조리 시간이 절감되는 등 현장 효율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카페업계도 로봇 도입에 나섰다. 엔제리너스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조성한 ‘스마트 카페’에 바리스타 로봇 ‘바리스 드립’을 배치했다. 이 로봇은 전문 바리스타의 드립 동작을 각도와 높이까지 정밀하게 구현해 균일한 품질의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 외식·배달 전반으로 로봇 활용 범위 확장
CJ푸드빌도 빕스와 제일제면소 등 자사 외식 브랜드 매장에 조리·서빙·응대 로봇을 도입했다. 빕스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쌀국수 요리 로봇이 활용되고 있다. 고객이 재료를 담아 로봇에 전달하면, 로봇이 뜨거운 물에 국수와 재료를 삶고 물기를 제거한 뒤 육수를 부어 요리를 완성한다.
배달 플랫폼 업계에서도 로봇 배달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요기요는 자율주행 로봇 배달 서비스를 송도와 서울 역삼·서초구 일대에서 운영 중이다. 기존에 단지 입구나 지정 장소까지 배달하던 방식에서 나아가, 실제 주거 공간 앞까지 배달하는 D2D(Door-to-Door) 모델을 구현했다.
◇ 조리 품질 표준화, 고객 만족도 제고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자동화 조리 로봇이 사람이 조리했을 때와 비교해도 맛이나 완성도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입력된 프로세스에 따라 작동해 조리 품질이 표준화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가맹점은 인력 부담이 줄어 운영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한국노동연구원의 ‘음식업 서비스 로봇 도입이 직무와 작업장 안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급식업 현장에서 조리 로봇은 튀김·볶음 등 근골격계 부담이 큰 반복 작업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뜨거운 조리 기구나 무거운 물건 운반을 로봇이 맡으면서 일부 안전 리스크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순 작업을 로봇이 분담하는 동안 기존 인력은 고객 응대와 서비스 품질 관리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경제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 일자리 줄어들까…엇갈리는 시각
일각에서는 로봇 도입으로 외식업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외식업에 도입된 조리·서빙 로봇이 반복적이고 단순한 작업을 중심으로 노동 수요를 줄이는 변화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반응이다. 현재 외식업 현장에 도입된 로봇은 하나의 직무 전체를 대체하기보다는 운반이나 특정 조리 공정 등 일부 작업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한 채용 플랫폼 관계자는 “외식업 현장에서 자동화 로봇 도입이 늘어나면서, 일부 단순 업무를 중심으로 고용 대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현실적인 상황”이라며 “다만 현장에서는 이를 전면적인 고용 감소라기보다 인력 부족을 보완하는 변화로 보는 시각이 함께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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