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뱅, 220만 거주 외국인 금융 장벽 허문다…“한국인과 같은 금융 경험 제공할 것”

카카오뱅크 단일 앱으로 50여종 금융·생활 서비스 이용 가능
AI로 모든 페이지 자동 번역 및 5분 계좌 개설 지원
한패스와 손잡고 200여개국 해외송금 확대 나서
2027년 예·적금 출시, 중장기 대출 서비스 검토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10-12 13:54:55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 220만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문턱을 낮춘다. 한국인과 외국인이 동일한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적용해 언어 장벽을 해소한다. 계좌 개설부터 카드 발급, 해외송금까지 50여종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외국인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는 12일 서울 노보텔 앰버서더 동대문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서비스는 외국인등록증 등 외국인 신분증과 본인 명의 휴대폰을 보유한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12일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에서 강연에 나선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사진=소민영 기자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2017년 카카오뱅크가 한국인의 금융 일상을 바꿨듯 2026년에는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금융 일상도 혁신하고자 한다”며 “외국인에게 가장 좋은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한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계좌 개설이나 금융거래 과정에서 언어와 인증 절차 등의 장벽을 겪어왔다. 외국인 전용 앱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제한되거나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 고객들을 직접 만나보니 월세를 송금 한도 때문에 여러 번 나눠 보내거나, 전화 상담에서 어려운 금융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며 “외국인을 위한 별도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오히려 내국인과의 금융 서비스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전용 앱을 별도로 구축하는 대신 기존 앱을 그대로 이용하도록 했다. 외국인 고객은 외국인 통장과 모임통장, 세이프박스 등 수신상품을 비롯해 프렌즈 체크카드, 제휴 신용카드, 해외송금, AI 이체 등 50여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비서와 모바일 신분증 등 15종의 생활편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 계좌 개설 5분 만에…AI 번역으로 금융 언어 장벽 해소

핵심은 계좌 개설 절차 간소화와 AI 기반 다국어 서비스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통장 개설에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고, 셀카 인증과 모바일 외국인등록증을 활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공공 마이데이터를 통해 이름과 주소 등 고객확인(KYC)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하도록 했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인증과 고객확인 절차”라며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정보를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터치 한 번으로 고객확인을 마칠 수 있다. 고객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영업점 방문 없이 5분 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서비스에서 돋보이는 서비스는 ‘AI 번역 서비스’다. 단말기에서 작동하는 AI가 앱 화면의 한국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번역하는 방식이다. 앱 화면뿐 아니라 주요 알림, 챗봇, 채팅 상담 등에도 다국어 서비스를 적용했다.

출시 초기에는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를 지원하며 고객 상담 채널은 우선 영어로 운영한다. 2027년에는 지원 언어를 7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배 캠프장은 “AI 기술인 만큼 완전한 번역을 보장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나의 AI가 번역한 결과를 그대로 제공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AI가 번역과 검증, 수정을 반복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번역 기술과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하되, 이를 금융 앱 전반에 적용하는 카카오뱅크만의 특화된 구조를 마련했다”며 “관련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패스와 해외송금 협력…“수익보다 금융 포용 우선”

외국인 금융 수요가 높은 해외송금 서비스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소액해외송금업체 한패스와 협력해 약 200개국, 60개 통화에 대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이 본국에 생활비를 보내거나 국내 유학생이 해외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받는 수요를 겨냥했다.

 

임준형 카카오뱅크 해외송금서비스팀 매니저는 “외국인 근로자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본국에 생활비로 송금하는 수요가 크고, 유학생은 반대로 해외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송금받는 경우가 많다”며 “한패스와의 협력을 통해 약 200개국, 60개 통화로 송금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 외국인 고객의 해외송금 편의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해외송금 받기는 카카오뱅크 자체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수취 수수료는 무료다.

또한 외국인 고객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한 프렌즈 체크카드 혜택을 제공한다. 평일 0.2%, 주말·공휴일 0.3% 캐시백을 비롯해 주요 가맹점 추가 캐시백과 ATM 이용 수수료 면제 혜택 등을 적용한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 서비스는 수익이나 사업적 관점에서 출발했다기보다 외국인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을 덜어주기 위한 금융 포용의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외국인 고객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게 되면 고객 기반과 수신 잔액 확대 등의 효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객 확보를 위해서는 한패스와의 협업을 비롯해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SNS와 온라인 채널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할 방침이다. 

 

▲12일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에서Q&A를 받고 있는 카카오뱅크 관계자들/사진=소민영 기자

 

◇ 2027년 예·적금 확대…외국인 대출은 중장기 과제로


카카오뱅크는 향후 외국인 대상 금융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외국인 통장과 모임통장, 세이프박스 등 필수 금융상품을 우선 제공하고, 2027년에는 예·적금 상품을 추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외화통장과 해외송금을 연계하고 외국인 미성년자 및 재외국민 등을 위한 금융 서비스도 검토한다. 다만 외국인 대상 자체 대출 상품은 아직 본격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서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에게 자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한국인과 다른 신용평가 모델과 금융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외국인은 체류 기간이나 소득·고용 형태 등에서 내국인과 차이가 있어 이를 반영한 신용평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외국인 서비스에서도 금융 보안에 대해 크게 신경쓴 부분 중 하나다. 체류 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계좌가 금융사기에 악용되지 않도록 거래를 단계적으로 제한하고,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안면인식 기반 셀카 인증을 연계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배 캠프장은 “서비스 출시 전 베타테스터를 모집했을 때 공고를 낸 지 하루 이틀 만에 수십 명의 외국인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보상이 없어도 서비스를 써보고 불편한 점을 알려주겠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금융 서비스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는지, 더 나은 금융 서비스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체감했다”며 “한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똑같이 쉽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카카오뱅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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