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안전불감증 '여전'...피해자들 "가습기살균제 항소심, SK·애경·이마트는 '유죄'"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2-08-05 13:16:52

▲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CMIT·MIT 제조·유통기업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유독 제품을 만들고 판 가해기업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를 유죄 판결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사진=이호영 기자.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가습기 살균제 성분 CMIT·MIT 가해 기업들이 최근 또 다시 화학물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들 안일함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무해하다고는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가해 전력이 있는 LG생건 유아용 물티슈에서 국내는 허용하지 않은 CMIT·MIT 성분이 검출됐고 이마트도 자회사 스타벅스 캐리백에서 발암 물질 폼알데하이드가 나왔다. 이들 기업 모두 방임하다 지적이 나오자 대응하는 방식도 비난을 키우고 있다.

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 따르면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대거 인명 피해를 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CMIT·MIT 원료의 '가습기 메이트' 제조·유통사들은 여전히 유무죄를 다투고 있다. 이달 25일에도 재판이 열린다.

피해자들은 작년 1월 서울지방법원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재판부마저 양심을 외면했다"고 말한다. 당시 "지금 재판부로선 증거가 없어 어쩔 수 없다. 재판부 판결의 옳고 그름은 역사가 판단해줄 것"이라던 판결문은 현재 전신 피해를 호소하며 살아 있는 CMIT·MIT 피해자들을 무력하게 만들고 가해 기업엔 버젓이 기업 활동을 하도록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만들고 판 기업들의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올바른 배보상이 있었더라면 최근까지 사태들이 계속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얘기만 나오면 왜 옥시만 뭐라고 하는 것인지, 진짜 원흉은 직접 만든 SK케미칼"이라고 했다. 이어 "이후 아무런 검증 없이 판 애경산업, 이마트도 옥시(PHMG·PHG 제품) 뒤에 숨지 말고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재판부도 대기업 편이냐"며 "양심에 따라 판결해달라. SK, 애경, 이마트 모두 유죄"라고 했다.

피해자들은 되묻고 있다. 박혜정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 대표는 "우리 피해자는 쥐보다 못한 존재냐. 이들 대기업은 쥐들에게도 하지 못할 실험을 우리 국민들에게 한 것"이라며 "그 임상 실험 결과가 사망자 1784명이다. 수많은 피해자가 이 시간에도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쥐 몇 마리 실험을 통한 증상이 사람한테서 나타나지 않는다며 무죄라고 한다"며 "일말의 부끄러움조차 없이 뻔뻔하게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주장한다"고 했다.

이날 항소심이 열리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미란 가습기살균제 간질성폐질환 피해 유족과피해자 대표는 "성범죄는 형사소송도 민사 수준보다 더 완화해 피해자 진술만으로도 인정해준다"며 "재판부는 왜 실제 목숨 잃고 불구 되고 독성학 역학적 증거까지 있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 사망자와 피해자에게는 엄격한 것이냐"며 "독성 있는 성분을 함부로 제조, 판매 허용한 임원 과실을 판결하라"고 했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는 피해자 7768명, 사망자 1784명으로 유가족과 5984명 생존 피해자에게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2심 항소심 관련 목소리를 내고 있는 피해자들은 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확인 피해자연합, 가습기살균제 간질성폐질환 피해 유족과 피해자, 전북 가습기 피해자 연합, 가습기살균제 아이피해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대책위원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와 가족 모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너나 우리, 가습기살균제 3단계 피해자 및 유가족, 전북 가습기살균제 환경노출피해연합, 독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 등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단체와 환경단체 글로벌 에코넷,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등 13개 단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