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관세협상 지원 위해 워싱턴행…삼성·한화 이어 재계 총출동
美 자동차 관세 인하 협상에 총력전…현대차 210억달러 투자 카드 주목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7-30 13:13:18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0일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 이어 재계 인사로는 세 번째이자 두 번째 총수급 인사의 방미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한미 간 관세 협상 데드라인을 앞두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는 민관 총력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의 이번 방미는 단순한 산업계 의견 전달 차원을 넘어, 자동차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 지렛대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 회장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협력을 통해 210억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이번 협상에서 미국 정부와의 신뢰 기반 협상 카드로서 주목받고 있다.
재계 핵심 인사들 총출동…美 설득 위한 '3각 방정식'
앞서 김동관 부회장은 28일 가장 먼저 미국을 찾았다. 한국이 미국 측에 제안한 조선 협력 프로젝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어 29일에는 이재용 회장이 워싱턴에 도착해, 반도체 투자 확대 및 AI 협력안을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은 이들과 달리 미국 자동차 시장의 직접 당사자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특히 미국 내 생산과 고용을 직접 창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입장은, 바이든 정부가 강조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 기조와 맞물려 강력한 설득 요소가 될 수 있다.
현대차, 미국 투자 최대 기여…관세 인하 이끌 ‘핵심 축’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의 전기차 생산 확대, 루이지애나주 철강 공장 신설 등 총 210억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재계에 요청한 총 1천억달러+α 투자 약속 가운데 현대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정 회장의 발언권은 그만큼 무겁다.
이와 관련해 정의선 회장은 이달 14일 이재명 대통령과 단독 만찬 간담회를 갖고, 대미 투자와 글로벌 통상, 지방활성화 방안 등 포괄적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각 그룹 회장으로부터 R&D 투자, 미래사회 대응 계획 등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며 “기업의 글로벌 전략을 정부 차원에서도 뒷받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EU는 관세 인하 성공…한국, '막판 역전' 노린다
현재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 중이다. 그러나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미 미국 측과의 협상을 통해 15%로 관세 인하에 성공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뒤늦게 관세 불균형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정 회장의 방미는 협상 전략의 결정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자동차·반도체·조선 등 핵심 산업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총출동한 것은 협상 테이블에서 민간의 진정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라며 “정 회장의 방미는 미국 내 일자리와 생산기지를 책임지는 현대차의 공공기여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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