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카카오, 특허기술 도용-스타트업 기술력 탈취…골목상권 침해는 현재진행형?
골프존과 7년동안 진행된 특허권 침해 금지 소송서 패소
손해배상금 19억원 골프존에 지급…관련 제품 폐기 명령
스타트업 업체 스마트스코어 내부데이터 2년간 해킹시도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3-05-24 14:59:30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스크린골프 후발 업체 카카오VX가 특허 침해와 기술력 탈취 등으로 성장한 의혹이 일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021년 골목상권 침해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CEO가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카카오의 경영진들은 여전히 사업상 목적이라면 불법행위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계열사인 카카오VX는 지난 2017년 스크린골프업체 마음골프를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명을 변경하고 스크린골프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면서 홈트레이닝 프로그램, 골프장 위탁 운영 등 스크린골프와 관련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중 경쟁회사의 특허기술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지탄을 받고 있다.
먼저 최근 스크린골프 시장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골프존과 7년간 이어진 특허권 침해 금지 소송에서 패소했다. 카카오VX는 손해배상금 약 13억1300만원과 더불어 지연손해금까지 더해져 총 19억2000만원을 골프존에 지급해야 한다.
앞서 골프존은 지난 2016년 카카오VX가 특허 기술인 ‘비거리 감소율에 대한 보정을 제공하는 가상 골프 시뮬레이션 장치 및 방법’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특허는 스크린골프에서 코스의 지형 조건과 공을 타격하는 매트 조건을 동시에 계산하고 보정을 통해 비거리를 조정하는 고난도 기술에 속한다.
카카오VX는 1심에서 패소, 2심에서는 승소했으나 대법원이 2심 판결을 깨고 특허법원으로 사건을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지형 조건과 매트 조건 두 가지 요소를 함께 고려했다면 골프존의 비거리 조정방식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지난 4월 12일 특허법원이 최종적으로 골프존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골프존의 특허 기술을 모방한 제품을 생산, 사용, 판매 등을 해선 안되고 현재 본점, 지점, 사무소, 영업소, 공장 및 창고에 보관 중인 완제품 및 관련 제품을 모두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VX는 손해배상금과 지연손해금까지 더한 금액 총 19억2000만원을 골프존에 지급해야 한다.
스크린골프 업계 1위인 골프존과의 긴 소송에서 패배로 끝난 상황에서 이번에는 스타트업 기술 탈취 문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VX가 스타트업 기업인 스마트스코어의 내부 데이터를 약 2년 동안 801회에 걸쳐 해킹을 시도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스마트스코어는 골프 스코어 관리, 골프장 정보, 골프 부킹, 투어, 보험 등 다방면으로 골프 정보를 전달하는 골프 포털 서비스 업체다.
스마트스코어는 카카오VX가 2021년 3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년간 총 801에 걸쳐 스마트스코어 내부 관리자 시스템에 접속을 시도했으며, 577회에 걸쳐 무단 침입한 증거를 확보해 지난 4월 10일 수원지방검찰청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를 진행했다.
카카오VX가 스마트스코어 서비스의 점수 입력 방식과 음식 주문, 캐디 설정 등을 베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카카오VX는 이 같은 사항을 인정하고 잘못을 알리는 사과문을 올렸다. 회사 직원이 스마트스코어의 골프장 관리자 페이지에 접속한 사실을 인정하지만, 일부 회사 직원이 일탈적 행동을 한 것이라는 내용을 적시했다.
카카오VX는 “스마트스토어에서 이직한 직원의 내부시스템 접근 권한이 퇴사 이후에도 유효해 접속했던 것”이라며 “해당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해명했다.
또 “담당 임원의 관리 소홀 책임도 묻겠다”며 “전후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피고, 외부 조사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과문으로 소비자들은 카카오VX의 행동에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 책임감 없는 언행이라며 질책을 쏟아내고 있다.
스마트스코어 관계자는 “불법적으로 침입한 흔적으로 최소 4개 이상의 카카오VX의 외부 연결 IP를 확인했다”며 “더 많은 이용자가 침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반박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마트스코어는 “자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카카오VX가 모방하기 위해 2년간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보는데 맞다”면서 “기획·운영·영업 등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성이 뚜렷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행위를 종합하면 카카오VX가 국민 소셜네트워크인 플랫폼 카카오에 기대어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급격하게 세를 불리는 상황에서 비도덕적인 행위가 잇따라 자행되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이다. 더욱이 이 같은 성장은 단연 카카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골목상권 침해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VX가 정정당당히 실력을 쌓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다시는 이 같은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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