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분할 계획안 부결...주주들 "분할 불필요"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2-10 12:20:12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현대백화점 분할 승인을 위한 10일 임시 주총 참석 주주들은 "분할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분할과 함께 추진했던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분할하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면세점·지누스 등 실적 개선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인재개발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분할 계획 승인 안건을 상정했지만 주총 특별 결의 정족수 미달로 최종 부결됐다.
주총장을 빠져나온 주주들은 "부결이 당연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분할로 인해 현대백화점 기업 가치가 외려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배당 경우 굳이 인적 분할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10년 전부터 현대백화점 주식을 1년에 1000주씩 사왔다는 한 주주는 10만원에 샀던 주식이 지금 6만원 최저가라며 "자사주 소각부터 하고 주가 부양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재계 20위권 그룹 주력 기업 시총이 1조4000억원대 중소 수준인데 말이 안 된다"고도 했다.
해당 주주는 오프라인 유통업, 특히 백화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충분하지 않다고도 했다. 부동산 가치 등을 봐도 현대백화점 시총 수준은 현재 10배 정도로 보고 있다며 "지누스 인수 자금으로 주가 부양했으면 지금보다 주가가 3배는 올랐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시총 1조4000억 기업이 9000억원 주고 지누스를 인수했으니 당장 힘들겠지만 지누스가 적자 기업이 아닌 이상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도 했다.
주총 후 현대백화점은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이 부결됨에 따라 추진해온 인적 분할과 분할을 전제로 시행 예정이던 계획은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16일 이사회를 통해 장기간 지속돼온 백화점업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을 분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 분할 방안을 결의했다.
이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31일엔 자사주 소각과 확대된 배당 정책 등을 포함한 주주 환원 정책 추진을 공시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백화점과 작년 같은 날 이사회를 통해 인적 분할 방안을 결의한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임시 주총에서 '분할 계획서 승인의 건'이 최종 가결됨에 따라 지주사 체제 전환을 계속 추진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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