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든-베네수엘라 마두로 해빙무드...러시아, 우크라이나 생물학-핵시설 탈취 우려

마두로 미국인 2명 석방...러시아산 원유 수입금지가 영향 미친 듯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생물학-핵시설 활용할 수 있어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3-09 12:19:16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베네수엘라와 미국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부와 러시아 푸틴은 매우 가까운 사이로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의 우방으로 분류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8일(현지시간) 자국에 수감된 미국인 2명을 석방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2017년 미국인 6명을 돈세탁 등의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이번 석방은 미국 정부 고위급 대표단이 지난 5일 베네수엘라를 찾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만난 후 이뤄졌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부정선거 의혹 속에 2019년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며 마두로 정권과는 관계를 단절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의 '돈줄'인 석유산업에 제재를 가하는 등 마두로 정권을 압박해 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대베네수엘라 정책에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국이 마두로 정권과 이례적인 직접 접촉에 나선 데에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하면서 석유 공급 안정을 위해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에 대한 제재 완화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 해제를 요구해온 마두로 정권도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각료회의에서 미국 대표단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공손하고 화기애애하며 외교적인 대화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관심 사항, 의제들에 대해 계속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며 "베네수엘라와 전 세계에 중요한 문제들을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또 야권과의 대화에도 다시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생물학 연구시설을 점령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우크라이나에는 생물학 연구시설들이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군이 이 시설들을 장악하려 할 수 있다는 점을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우리는 러시아군이 접근할 경우 연구자료가 그들의 손에 넘어가는 걸 어떻게 막을지를 우크라이나와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외교부는 지난 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군사적 목적의 생물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증거를 러시아군이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가 침공을 정당화할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즉 우크라이나가 핵무기와 생물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는 거짓 주장을 내놓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러시아가 이런 무기들을 탈취하려 시도했다고 정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뉼런드 차관은 우크라이나 연구시설에 무기용으로 쓰일 수 있는 세균과 바이러스가 보관돼 있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실제 우크라이나에서 생물무기가 쓰인다면 진짜 배후는 러시아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스스로 하려고 계획해 놓고선 다른 이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러시아의 전통적 수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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