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 비상···소비·투자·건설지표 곳곳 빨간불
건설수주 IMF 이후 최악
상품소비 20년만에 ‘마이너스’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1-01 11:42:28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내수 경기 부진이 심각하다. 소매 판매를 비롯해 투자·건설까지 내수 를 반영하는 지표가 줄줄이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건설 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건설 경기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부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11월 건설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4% 감소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발발했던 1998년(-42.1%) 이후 25년만에 최대폭 감소한 것이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직격탄을 맞으며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원자잿값과 임금이 상승하면서 사업성이 크게 악화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착공도 부진하다. 작년 1분기 건축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가 2분기 46.5%감소, 3분기 44.2%감소 등으로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소매판매 상황도 좋지 않다. 상품 소비는 20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11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06.6으로 전년 누계 대비 1.4% 감소했다. 의복이나 신발, 가방 등 준내구재에서 소비가 2.3% 줄어든 영향이 컸다. 준내구재 소비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해 외출이 극도로 제한됐던 2020년(-12.0%) 이후 처음 감소했다. 음식료품이나 차량연료, 화장품 등의 비내구재도 1.7% 감소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는 0.1% 늘었다.
이처럼 소비가 곤두박질치는 것은 고금리와 고물가로 가계 지출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체 가구 평균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은 393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는 반면 연간 물가 상승률은 3.6%로 그 3배 수준이다.
설비투자도 1년 전보다 5.4% 감소했다. 이는 2019년 7.2% 감소한 이후 4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고금리 등으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불어난 데다, 경제 전망도 비관적이라 투자를 통한 수익 증대가 어렵다는 관측이 커졌기 때문이다.
새해 소비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로 1.9%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지난해(1.9%)와 비슷한 수준의 소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사정과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겠으나 고금리 영향 지속 등으로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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