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한길, 국민의힘을 향한 청구서
이덕형 기자
ceo119@naver.com | 2025-08-09 11:37:04
정치 행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다. 그러나 언론인 신분을 빌려 공식 무대에 진입한 뒤, 현장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위한 정치 쇼 무대로 활용하는 행태는 심각한 문제다. 이는 행사 운영과 언론 취재의 신뢰를 동시에 훼손하는 행동이다.
전한길은 교육계 ‘일타 강사’라는 명성을 발판으로 유튜브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는 정치적 편향과 갈등 구도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번 전당대회 현장 역시 마찬가지다.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논란을 통해 언론 노출과 온라인 확산을 노린 전형적인 ‘갈등 마케팅’이었다.
결국 이것은 전한길이 국민의힘에 요구하는 ‘정치 청구서’이기도 하다. 당내 행사에서의 존재감 과시와 지지층 동원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향후 정치적 역할과 입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정치와 미디어를 넘나드는 영향력 확대는 개인의 자유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이 공적 공간을 사유화하고, 사회적 갈등을 의도적으로 부추기는 데 기반한다면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치적 입지를 쌓기 위해 갈등을 연료 삼는 전략은 결국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해치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정치 무대에 서고자 한다면, 전한길은 먼저 자신의 활동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유튜브 구독자 수나 영상 조회수보다 중요한 것은 공적 신뢰다. 현장을 뜨겁게 달구는 선동보다, 차갑게 분석하고 책임 있게 말하는 태도가 그에게 진정한 입지를 줄 것이다. 지금처럼 ‘유튜브 쇼’를 정치 무대에 그대로 옮겨온다면, 남는 것은 구독자의 박수 몇 번과 더 깊어진 사회의 균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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