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제과 넘어 ‘바이오·K-김’까지…차별적 능력으로 산업 경계를 넘나드는 기업으로 성장
오너 3세 담서원 전무, 리가켐바이오 사업 집중
오리온수협 합작법인 세워 K-김 수출 전선 뛰어들어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경영 구조화 위한 사업 다각화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5-12-03 13:45:44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오리온이 최근 김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기존 제과, 음료, 간편대용식과 바이오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오리온은 스테디셀러 중심의 제과 사업이 안정적 캐시카우 역할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바이오·수산식품 등 전혀 다른 영역으로의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며 그룹의 성장 엔진 역시 다층적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 내수 침체 속에서도 독보적…초고수익 제과 비즈니스는 ‘영원한 캐시카우’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매출이 8,289억 원, 영업이익은 1,37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 0.6% 증가한 수치다.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매출은 2조4,079억 원, 영업이익 3,90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7.4%, 1.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6.2%로 상당히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의 최근 3년간 매출은 매해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고, 영업이익률도 2022년 16.2%, 2023년 16.9%, 2024년 17.5%로 꾸준히 상승했다.
특히 전체 매출의 약 70%를 중국·베트남·러시아·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 벌어들이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경소상 유통망 강화 전략이 맞물리며 3분기 누계 매출이 5% 성장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소상은 중국 현지에서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마진을 붙여 중국 내에서 판매를 하는 사람들로, 오리온도 경소상을 통한 판매 전략으로 중국법인에서 9,673억 원을 기록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오리온은 생산·물류 체계 고도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통합 POS 데이터 기반 실시간 재고·판매 관리, 원부자재 대량 통합 구매 등 생산 효율화 전략은 수익성 방어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 리가켐바이오 인수…‘K-제과 기업’에서 ‘글로벌 바이오 투자사’로 영역 확장
오리온의 가장 큰 변화는 ‘바이오’ 진출이다. 2024년 3월 오리온은 자회사 팬오리온을 통해 리가켐바이오 지분을 인수하며 ‘K-제과 기업’의 전통적 이미지를 넘어 바이오테크 투자자로 체질 변화를 본격화했다.
리가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글로벌 주목을 받고 있다. 얀센에 기술이전한 LCB84는 내년에 임상 2상 본격화로 추가 마일스톤 유입이 기대되며, 총 6개의 ADC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올해에도 다수의 마일스톤이 유입되며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6%나 증가했다.
오리온이 보유한 리가켐 지분 가치는 초기 투자액 대비 8,000억 원 이상 평가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며, 시장에서는 “오리온이 제과 기반 수익성으로 바이오 투자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그룹 오너 3세 담서원 전무가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수협과 ‘오리온수협’ 설립…김 산업까지 확장하며 ‘두 번째 글로벌 스낵 축’ 노린다
오리온은 최근 이례적인 행보로 수협중앙회와 손잡고 김 가공 합작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했다.
국내 김 수출이 사상 최초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급성장한 흐름 속에서 오리온이 본격적인 K-김 수출 전선에 뛰어들었다.
합작법인은 수협이 원물을 공급하고, 오리온수협이 가공·납품을 맡으며 오리온 본사가 전 세계로 브랜드화를 담당하게 된다. 이미 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생산·유통 인프라를 확보한 오리온이 김의 글로벌 확산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업계에서는 “김 산업의 글로벌화를 선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오리온은 초기에는 조미김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이후 수산물 스낵, 김스낵류 등 제품군 확장을 통해 ‘두 번째 글로벌 스낵 라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 제과·바이오·수산식품까지…오리온, 산업 간 경계 허무는 ‘멀티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오리온은 단순히 신사업에 진출한 수준이 아니라,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멀티 포트폴리오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통 제과 기업인 오리온이 글로벌 제과 사업(안정적 캐시카우)과 첨단 바이오(미래성장), 수산식품·김 산업(K-푸드 확장)이라는 완전히 다른 산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는 구조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신사업을 추가하기보다 미래 성장축을 단계적으로 쌓으면서 기존 기업들에서 보기 어려운 속도와 확장력이 기대된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오리온은 앞으로 파이·비스킷 등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핵심 제품군 중심의 해외 수출 확대와 제품 다변화에 집중하는 한편, 리가켐바이오 R&D 투자도 강화해 그룹 전체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실히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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