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유아식 시장 ‘급성장’…CJ·하림·매일유업 ‘키즈 전쟁’ 본격화
영유아 간편식 10년간 5배 성장
골드키즈 트렌드·가치 소비 확산
식품업계, 고급 원재료 앞세워 키즈식 공략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11-14 12:03:24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국내 식품사들이 잇따라 프리미엄 유아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저출산으로 시장 축소가 예상되던 유아식 분야가 프리미엄 소비 확대로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키즈 전문 식품 브랜드 ‘푸키루키’를 론칭했다. ‘푸키루키’는 이유식 이후 단계의 어린이 식문화를 겨냥한 브랜드로, 고품질 원료에 영양 설계와 간편 조리 방식을 갖춘 제품군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에 선보인 ‘푸키루키 한우로 만든 건강한 사골곰탕’은 무항생제 한우의 사골·모듬뼈와 물로만 끓여낸 무가염·무조미료 제품이다. ‘푸키루키 유기농 쌀밥’ 역시 농식품부 ‘유기가공식품 인증’을 받은 100% 국내산 유기농 쌀을 사용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요즘은 더 좋은 음식,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제품을 찾는 부모가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키즈 식품 브랜드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 의식주 전반으로 확산되는 ‘프리미엄 키즈’ 열풍
이유식이 중심이던 국내 영유아 간편식 시장은 지난 10년 새 약 5배 규모로 성장했다. 2015년 68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3300억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배경에는 가격보다 ‘안심·고품질’을 우선하는 소비자 인식 변화가 자리한다. 저출산에도 한 명의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골드키즈’ 트렌드가 확산하는 가운데, 부모들이 원재료·영양 설계·브랜드 신뢰도까지 꼼꼼히 따지는 소비가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의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5% 이상 성장하며 중국·터키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의식주 전반에서 아이를 위한 소비가 단순 필요를 넘어 ‘가치 소비’로 확장되면서, 키즈 분야의 프리미엄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 하림 ‘푸디버디’, 프리미엄 키즈식 대표 브랜드로 성장
하림의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도 프리미엄 키즈 식품 시장을 키우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푸디버디’는 영양 전문가가 성장기 어린이를 위해 영양 균형을 맞춰 설계한 브랜드로, 즉석밥·라면·튀김요리·국물요리·덮밥소스 등 총 59종의 라인업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출시 이후 소비자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푸디버디 라면 2종은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700만개를 돌파하며 ‘1.48초당 1개 판매’ 기록을 세웠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국내 4~8세 어린이(613만4846명·행정안전부 2023년 6월 기준) 전체가 한 번 이상 먹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푸디버디가 가장 중점적으로 겨냥한 소비층 역시 4~8세다.
푸디버디 사업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막내딸의 아토피를 걱정하며 ‘아이들에게 더 나은 식품을 먹이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합성첨가물을 배제하고 자연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제조 방식, 그룹 계열사가 공급하는 신선한 원재료 사용 등이 브랜드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출생아 반등에 매일유업도 유아식 투자 확대
매일유업도 유아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일유업은 최근 유아식 브랜드 ‘리케(Lykke)’ 론칭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덴마크산 유제품을 활용한 유아식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직 출시 시점과 구체적인 제품군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프리미엄 유아식 수요 확대에 대응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최근 출산율이 반등하고 유아 관련 시장 성장 기대가 커지면서 유업계를 비롯해 화장품·유아용품 등 다양한 유아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1~5월 누적 출생아 수는 10만6048명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이는 1981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매일유업은 이미 7년 만에 분유 신제품 ‘앱솔루트 산양100’을 선보이며 시장 재강화에 나섰다. 이 제품은 태어난 후 100일까지의 신생아 전용 프리미엄 분유로, 소화 흡수에 편안한 A2-베타(β)카제인 단백질과 중쇄지방산(MCT)을 함유한 산양유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산양유는 소화가 쉬운 지방 구조와 A2 단백질 비중이 높아 일반 우유보다 모유 성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생산량이 적고 원료 단가가 높아 분유 업계에서도 프리미엄 원료로 분류된다. 산양유 분유는 일반 분유보다 캔당 가격이 2배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국내 유통·식품사들의 프리미엄 유아식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한층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포화 단계에 들어선 성인식 시장에서 성장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영유아식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