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밸류] 올해 '유리천장' 깬 女임원 기업 79곳으로 늘어... 현대차 첫 여성 사내이사 진은숙 맹활약
女임원, 작년 463명→올해 476명…삼성전자 80명 최다
최근 1년 100대기업 男임원 111명 줄 때 女임원 13명 늘어
1970~73년생 28.8%로 가장 많지만 감소세…76년생 46명으로 최다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5-11-05 12:14:16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올해 파악된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은 47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여기에 여성 임원이 한 명 이상 활약하고 있는 기업도 올해 100곳 중 79곳으로 작년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올해 현대차의 첫 여성 사내이사이자 전무급 임원으로 선임된 이진숙 이사는 미래 전략 부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주도하며,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의 기업 지배구조(G) 혁신을 통한 ESG 경영 강화에 강력한 의지가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작년 대비 올해 100명 정도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은 10명 이상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80명으로 최다였고, CJ제일제당·네이버·현대차도 20명 이상 여성 임원을 다수 보유한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또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중에서는 1970~1973년생이 가장 많이 활약하는 것으로 파악됐고,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올해 49세인 1976년생이 최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대표이사 김혜양)가 ‘2025년 국내 100대 기업 여성 임원 현황 조사’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5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상장사 매출액(2024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100곳 기준이고, 여성 임원은 올해 반기보고서에 기재된 임원 현황 자료를 참고해 조사가 이뤄졌다. 임원은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한 기준이고,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여성 임원 현황에 오너가(家)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다만, 반기보고서 제출 이후 임원 변동 사항에 대해서는 따로 반영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은 476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463명 때보다 여성 임원이 1년 새 2.8% 증가했다. 작년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숫자는 1.3%(98명) 정도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늘었다.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여성 임원을 경영 전면에 배치하려는 경향은 여전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작년 대비 올해 기준 남성 임원 자리는 111개 감소했지만, 여성 임원 명패는 13개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숫자는 지난 2004년 당시만 해도 13명에 불과했다.
1년 새 여성 임원 인원만 놓고 보면 증가세는 이어갔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했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 비중은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6%대 수준을 보였다. 유리천장 속에서도 여성 임원을 배출시킨 기업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00대 기업 내 여성 임원을 보유한 기업 숫자는 올해 79곳으로 작년보다 5곳 많아지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을 산업군별로 살펴보면 IT 관련 업종에서만 180명으로 37.8%나 차지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10명 중 4명꼴로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IT 관련 분야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여성 임원 476명 중 88.7%에 해당하는 422명은 197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생년도 별로 살펴보면 1970~1973년에 속하는 1970년대 초반 출생자가 137명(28.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4~1976년 사이 출생 임원은 130명(27.3%)으로 그 뒤를 이었고, 1977~1979년생은 100명(21%)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점은 1970~1973년생 여성 임원 비중은 작년 대비 줄어든 반면, 1974~1976년생과 1977~1979년생은 더 증가했다는 점이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올해 49세인 1976년생이 46명으로 최다였다. 다음으로 ▲1973년생(44명) ▲1975년생(43명) ▲1974년생(41명)은 각각 40명 넘게 활약 중이다. 이어 ▲1971년·78년(각 39명) ▲1972년(34명) ▲1977년(31명) ▲1979년(30명) ▲1970년(20명) 순으로 여성 임원이 20명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1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을 최다 보유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확인됐다. 80명의 여성 임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CJ제일제당과 네이버는 각각 25명으로 많았고, 현대차도 24명으로 여성 임원을 20명 이상 다수 보유한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셀트리온(19명) ▲LG전자(15명) ▲LG화학·미래에셋증권(각 14명) ▲삼성물산(12명) ▲KT·롯데쇼핑(각 11명) ▲삼성화재(10명)는 여성 임원을 10명 이상 보유한 기업군에 합류했다.
이번에 조사된 100대 기업 중 이사회 멤버로 활약 중인 사내이사는 1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서도 대표이사 타이틀까지 갖고 있는 여성 임원은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이렇게 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이정애 사장은 최근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 자리에 같은 여성이자 로레알과 유니레버 뷰티&웰빙 한국 총괄 CEO 등을 역임했던 이선주 사장이 새로 LG생활건강 CEO로 영입됐다. 이외 ▲진은숙(현대차) ▲여명희(LG유플러스) ▲박경희(삼성증권) ▲이정은(DL이앤씨) ▲임상민(대상) 사내이사도 이사회에 참석하는 핵심 경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올 연말 내년 초 단행될 2026년 100대 기업 임원 자리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 내 다양성이 강조되는 흐름과 함께 경영 투명성과 공정성 등으로 위기 돌파에 강한 여성 인재를 임원으로 더 많이 발탁하려는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과 같은 증가 추세라면 향후 1~2년 사이에 100대 여성 임원 수는 500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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