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부산 하늘길 줄이고 인천으로 몰아…지역 차별 논란 확산

김해~방콕‧북경‧청도 노선 중단…후쿠오카도 감편
“공룡 항공사, 지역은 버리고 수도권만 챙기나”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5-08 10:56:42

▲대한항공 신규 CI 적용한 보잉 787-10 항공기/사진=대한항공 제공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대한항공이 김해공항 등 지역 거점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을 대거 축소하면서 ‘지역 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진에어가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한 직후 나타난 흐름이어서, 일각에서는 메가항공 체제 하의 수도권 집중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김해국제공항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김해방콕 노선을 전면 중단하고, 김해북경‧청도 노선도 4개월간 운항을 중단했다. 일본 후쿠오카 노선도 하루 2편에서 1편으로 감편됐다. 반면 같은 기간 대한항공은 인천~나리타(도쿄) 노선을 하루 6편으로 늘리는 등 수도권 출발 노선은 오히려 확대됐다.

실제 분석결과 2025년 3월 말부터 대한항공은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을 하루 평균 약 40% 줄이고 있다.

부산~방콕 노선: 3월 말부터 운항 중단
부산~북경 노선: 3월 말부터 7월 말까지 4개월간 운항 중단
부산~청도 노선: 4월 말까지 한 달간 운항 중단
부산~후쿠오카 노선: 기존 하루 2편에서 1편(오후 6시)으로 감편

해당 조치는 대한항공 측이 “항공기 도입 지연에 따른 운항 조정”이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전략적 노선 재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에어부산 등 지역 거점 LCC들이 진에어에 통합되면서 지역공항의 경쟁력 자체가 약화된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노선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천~나리타 노선은 기존 하루 5.5편에서 하루 6편으로 증편했다. 이러한 조치는 지역 간 항공 서비스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며, 지역 경제와 관광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서지연 부산시의원/사진=부산시의회 제공

 

실제 지역사회에서는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 시민단체들은 “수도권만 배불리는 노선 정책”이라며 불매운동을 예고했고, 부산시의회와 지역 정치권도 국토교통부에 대한 긴급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시의회 서지연 의원(무소속·비례대표)은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의 인기 국제선 항공편을 잇달아 감편할 예정"이라며 "이는 수도권 공항 독점체제를 공고히 하고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적 가치를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항공 전문가는 “대한항공은 단순 항공사가 아닌 공공성을 가진 국적항공사”라며 “이 같은 노선 재편이 지역 경제와 균형발전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의 지역노선 감축에 대해 허가제 기반의 규제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항공산업의 독과점 구조가 지역 항공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지역민의 이동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사실상 국내 항공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공룡 항공사가 됐다. ‘메가캐리어’ 탄생 이후 첫 대형 구조조정이 지역공항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항공시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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