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란, 판매대금 미정산에 결제 전면 중단…‘티메프 사태’ 우려↑
발란, 상품 구매 및 결제 시스템 모두 중단
입점사 정산금 지급 사태 커져
지속된 적자에 ‘제2의 티메프 사태’ 우려 나와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03-31 13:28:33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판매대금 정산 지연에 이어 결제 서비스까지 전면 중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발란이 정산 지연을 시작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티메프(티몬·위메프)’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28일 오후부터 상품 구매와 결제 시스템이 모두 중단됐다. 정산금 지연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용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사가 발란과 관련한 결제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발란의 자체 결제서비스인 발란페이도 멈춘 상태다. 웹사이트는 정상 운영되고 있지만 상품 결제를 시도하면 ‘현재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합니다. 빠른 시일 내에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발란은 앞서 지난 24일 입점사 정산금 지급을 중단했다. 당시 발란 측은 “몇몇 입점업체에 정산금이 중복으로 지급된 정황이 파악돼 정산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잠시 정산이 중단된 것”이라며 28일까지 입점사별 확정된 정산액과 지급 일정을 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28일 최형록 발란 대표는 입점사들에 보낸 공지를 통해 “정산 문제 해소와 서비스 정상화를 위해 외부 자금 유입부터 구조 변화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복원 시나리오를 실현하고자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안에 실행안을 확정하고 다음주에는 판매자를 직접 만나 그간의 경위와 계획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겠다”고 해명했다.
약속된 정산 일정과 미정산 원인 등을 밝히지 않은 사과문이 나오면서 당장 판매대금을 정산받지 못한 입점사들은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다. 발란의 월평균 거래액은 300억원 안팎으로,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 개다. 유통업계는 발란의 미정산 규모를 수백억 원대로 전망했다.
이번 정산 지연 사태가 발란이 겪고 있는 유동성 위기로부터 비롯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발란은 2022년 기업가치 3000억원까지 인정받았으나 최근 수년간 판매 부진과 고객 이탈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최근 기업가치가 300억원대로 추락했다.
2020∼2023년 4년간의 누적 영업손실액은 724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3년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7억원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발란의 과도한 마케팅과 구조적 적자가 맞물려 총체적인 위기가 일어났다는 분석이다. 발란은 지속된 적자에도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판매 수수료(10% 초반)를 초과하는 20∼30% 할인쿠폰을 남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산 지연이 반복되면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고가 명품을 취급하는 플랫폼에서 결제 중단까지 이어졌다는 점은 더 큰 문제”라며 “이번 사태가 업계 전반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쳐 ‘제2의 티메프 사태’로 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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