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은행, 내달 AI 금융사기 모니터링 가동…통신정보 연계해 탐지 강화
LG유플러스와 위험정보 연계 완료…활용 초기 단계, 구체적 성과 미공개
변호인 기자
hireme@nate.cm | 2026-10-12 13:46:08
[소셜밸류=변호인 기자] 우리은행이 오는 11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한다. 통신사와의 정보 연계도 마쳤지만 실제 활용은 아직 초기 단계로, 연계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예방 성과는 공개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 예방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발생 이후의 구제보다 위험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사전 차단하는 데 힘을 쏟을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12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금융사기예방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구축 계획과 기존 피해 예방 실적을 발표했다.
새 시스템은 금융거래 정보에 집중했던 기존 탐지체계에서 나아가 전자금융 접속 정보와 로그인 정보, 상품 이용 정보, 보이스피싱 위험계좌 정보 등을 폭넓게 연계하는 것이 특징이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금융사기 유형과 이상징후를 분석하고 탐지 시나리오와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업무를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11월 신규 시스템 가동 이후 연말까지 안정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통신정보 활용도 확대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28일 LG유플러스와 금융·통신정보의 실시간 연계를 완료했다고 이날 공개했다. 통신사가 자체 기준에 따라 추출한 위험정보를 제공하면 은행이 이를 금융거래 정보와 결합해 추가 점검하는 방식이다.
다만 통신정보를 활용한 금융사기 탐지는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평가하기 어려운 단계다. 발표를 맡은 전재홍 우리은행 금융사기예방 총괄수석은 질의응답에서 통신정보 활용이 초기 단계이며, 향후 양측의 협의를 통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사가 위험정보를 추출하는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정보 연계를 통해 실제 차단한 금융사기 건수나 피해 금액도 별도로 제시되지 않았다.
◇ 의심계좌 664건 금융권 공유…전담조직 전문화도 추진
우리은행은 기존 FDS와 자금세탁방지(AML) 부서의 협업 실적도 공개했다.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FDS가 탐지한 의심정보 639건을 AML 부서에 전달했으며, 이 가운데 83건은 추가 분석을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하는 의심거래보고(STR)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AML 분석 과정에서 확인한 다른 은행의 의심계좌 664건은 보이스피싱 정보공유 분석 플랫폼(ASAP)을 통해 금융권에 공유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의심정보 전달 및 보고·공유 실적으로, 실제 금융사기 차단 건수와는 구분된다.
FDS를 활용한 실제 피해 예방 사례도 소개됐다. 우리은행은 한 고객 계좌에 2억9000만원이 입금된 뒤 3000만원이 의심계좌로 재이체되는 흐름을 포착했다. 이후 관련자들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점을 확인해 계좌에 임시조치를 취했고, 2억6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고 밝혔다.
검찰 사칭범에게 속아 대출금 1억8000만원으로 금을 구매하려던 고객의 거래를 중단시킨 사례도 공개했다. 해당 고객은 이미 1억3000만원의 피해를 입은 상태였으며, 은행은 추가 피해를 막고 경찰 신고를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기 대응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그룹 산하 금융사기예방부에는 25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 수석은 경찰 출신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별도 금융사기 예방팀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 조직 신설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대응 강화의 배경에는 금융사기 피해 규모의 급증이 있다. 우리은행이 제시한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기 피해액은 2022년 7911억원에서 2025년 2조3755억원으로 3년 만에 약 3배 증가했다.
전 수석은 최근 범죄조직이 기술개발과 피해자 유인, 자금세탁 등을 분업화하면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장기간 신뢰를 형성한 뒤 투자를 유도하는 ‘피그부처링’과 금융사기 피해자에게 피해금 회수를 미끼로 재접근하는 ‘리커버리 스캠’을 주의해야 할 수법으로 꼽았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사기 예방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추진하고 있다며, 피해 발생 이후의 구제보다 위험징후를 조기에 포착해 사전에 차단하는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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