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은행권 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 926조, 또 최대치 경신
국내총생산 대비 비중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확대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3-10 11:33:34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작년 국내 비(非)은행권이 보유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기록을 다시 쓴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도 PF 부실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을 기록했다. 전년(886조원)보다 4.5%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그림자 금융은 은행처럼 신용을 창출하면서도 은행과 같은 규제는 받지 않는 금융기업이나 금융 상품을 의미한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매개로 자금 중개나 신용창출 기능을 수행하는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특별자산펀드 등을 말한다.
국내총생산 대비 부동산 그림자 금융의 비중은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확대됐다. 또 우리나라 전체 그림자 금융 중에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은 42%에서 62%로 높아졌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채권·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계돼 있어 차입이 크다. 이 때문에 부실화되면 금융기관이 연쇄 손실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대표적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권이 보유한 PF 부실 정리 지원에 나섰지만, 전체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실질적으로 줄어드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 되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해 PF 부실과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데 대해 억제가 필요하다고 경고가 많이 이뤄졌는데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규모가 많이 증가해 우려된다"라며 "우리 잠재성장률을 깎아 먹는 좀비 같은 역할을 하는 만큼 보다 생산적인 곳으로 시중자금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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