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동국-동아제약, 효능 앞세워 ‘K-더마’ 주도권 경쟁 가속
글로벌 더마 시장 연 10%대 고성장…K-더마 확대
제약사, 특허 성분·임상 기반 ‘효능 중심’ 경쟁력 확보
신약 리스크 보완·H&B 확장 노린 전략 변화 눈길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5-12-12 10:51:31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최근 더마코스메틱이 ‘K-뷰티’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면서 뷰티 기업들의 시장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 가운데 대웅제약과 동국제약, 동아제약 등 제약사들이 독보적인 제약 기술을 앞세워 경쟁 전선에 합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7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479억1000만달러로 성장했다. 오는 2032년에는 949억50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으로, 연평균성장률(CAGR)은 10.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2022년 기준 40.2%의 점유율로 글로벌 수요를 이끄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 구도가 뚜렷하게 형성되고 있다. 전통 화장품 기업과 제약사가 양대 축을 이루며 점유율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의사·제약사 등 의료 전문가가 연구개발에 참여해 화장품의 안전성과 의약품 수준의 효능을 동시에 구현한 고기능성 스킨케어를 뜻한다.
◆ 대웅제약, 국내 제약사 최초로 더마 시장 개척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먼저 더마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든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6년 ‘문제 피부에 제약을 걸다’라는 슬로건 아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이지듀’를 론칭했다.
이지듀의 핵심 경쟁력은 대웅제약이 세계 최초로 의약품화한 국내 1호 바이오신약 물질 ‘DW-EGF(고활성 상피세포 성장인자)’다.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손상된 피부 조직의 재생 치료제로 쓰이는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해 고효능 제품군을 선보이는 전략이다.
이를 활용한 제품인 ‘기미앰플(DW-EGF 멜라토닝 원데이 앰플)’은 누적 판매량이 2000만병을 넘어섰고, ‘기미쿠션’ 역시 기미 개선을 전면에 내세우며 출시 후 누적 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브랜드 전체 실적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지듀는 지난 7월 기준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00% 증가한 수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DW-EGF는 강력한 피부 재생 효과를 기반으로 더마코스메틱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이지듀에 적용한 DW-EGF는 인체 EGF와 동일한 53개 아미노산으로만 구성돼 체내 성장인자와 구조가 100% 일치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 마데카솔 핵심 성분 적용…동국제약의 더마 경쟁력
동국제약은 2015년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하며 뷰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을 화장품에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피부 재생 콘셉트의 고기능 스킨케어 200여 종과 뷰티 디바이스 라인 ‘마데카 프라임’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인 토탈 안티에이징 크림 ‘마데카크림’은 지난 9월 누적 판매 8100만개를 기록했다.
센텔리안24는 2015년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2억3000만개 판매량을 올려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동국제약의 헬스케어 사업 부문 매출도 최근 6년간 연평균 18.2% 성장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약은 센텔리안24의 해외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미국·중국·홍콩·싱가포르 등 주요 국가에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유럽 신규 바이어 확보를 추진하며 현지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동아제약 ‘파티온’, 노스카나 성분으로 차별화
동아제약은 트러블 케어 전문 브랜드 ‘파티온’으로 주목받고 있다. 약국 판매 여드름 흉터 치료제 ‘노스카나’의 핵심 성분을 화장품에 적용해 트러블성 피부 소비자를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이다.
파티온은 진정 성분 ‘헤파린 RX 콤플렉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성분은 소듐헤파린·판테놀·알란토인·쑥잎추출물 등을 최적 비율로 배합한 특허 성분으로, 동아제약이 약 9년간 연구해 도출했다.
대표 제품인 ‘노스카나인 트러블 세럼’은 노스카나 성분을 활용한 트러블 케어 제품이다. 2022년 출시 후 2년 만에 누적 판매 100만병을 돌파했다. 파티온의 올해 3분기 매출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1~3분기 누적 매출(176억원) 역시 전년 대비 12.8% 성장했다.
현재 파티온은 중국·일본·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 진출해 있다. 동아제약은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국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동남아 시장 마케팅을 확대해 글로벌 K-더마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더마 시장, 제약사의 새 격전지로
제약업계가 더마코스메틱 사업에 잇따라 뛰어드는 배경에는 기존 사업의 구조적 한계가 자리한다. 신약 개발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성공을 장담하기가 어렵다.
이에 따라 리스크가 낮고 시장 진입 속도가 빠른 신사업을 통해 수익 기반을 보완하려는 것이다. 특히 더마코스메틱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데다, 코로나19 이후 홈케어·피부과 대체 수요가 급증하며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제약사는 특허 성분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별화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이 때문에 더마 브랜드를 신약 리스크를 보완하는 안정적 캐시카우이자 헬스앤뷰티 사업 확장의 핵심 축으로 보고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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