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성장동력 찾은 하이트진로…‘K-소주’ 글로벌 공략 속도

국내 주류시장 5% 이상 축소…점유율 1위에도 실적 뒷걸음
베트남 첫 해외 공장 구축…동남아 과일소주 시장 공략
미국 스포츠·영국 페스티벌·호주 포차…글로벌 전략 가속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3-13 10:46:46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국내 주류 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에게 새로운 성장 돌파구 마련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69%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주류 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장 환경은 갈수록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4986억원, 영업이익은 1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 17.3% 줄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과거처럼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음주 문화가 약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하이트진로가 호주 멜버른에 개장한 ‘진로포차’에서 현지 고객들이 진로(JINRO) 소주와 테라 맥주를 즐기고 있다./사진=하이트진로 제공

 

실제로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국내 성인의 월간 음주율은 2017년 61.5%에서 2025년 57.1%로 감소했다. 주류 출고량도 하락세다. 국세청 국세통계 주세신고 현황에 따르면 국내 주류 출고량(수입분 포함)은 2022년 363만8562㎘에서 2023년 351만6230㎘로 축소됐고, 같은 기간 소주와 맥주 출고량은 각각 5%, 4% 가량 줄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역별 맞춤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해외 소주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현재 아시아·미주·유럽 등 전 세계 80여개국에 ‘참이슬’과 ‘진로’, 과일맛 소주 ‘에이슬’ 시리즈 등을 수출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소주 전체 수출액은 2021년 655억원에서 2024년 1534억원으로 증가했다. 2024년 기준 전체 매출 1조4597억원 가운데 수출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과일소주 판매 비중이 더 높다. 지난 2024년 과일소주 수출액은 884억원으로 일반 소주(650억원)를 앞섰다.

◇ 베트남에 첫 생산기지 구축…동남아 과일소주 공략

올해 말에는 하이트진로의 첫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이 완공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축구장의 11배 크기인 약 2만5000여 평(8만2083㎡)의 부지 면적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최대 500만상자(약 1억5000만병)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과일소주를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24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베트남에서 ‘글로벌 비전 2030’을 선포하며 ‘진로(JINRO)’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 주류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 스포츠 마케팅 통했다…미국서 ‘K-보드카’ 인기

미국에서는 스포츠 마케팅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2년 아시아 주류업계 최초로 메이저리그 구단 LA다저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이후 올해로 14년째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과의 접점을 넓히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2024년 다저스타디움에서 판매된 ‘진로(JINRO)’ 제품은 전년 대비 약 153% 증가하며 구장 내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에는 LA다저스와 함께 ‘한국 문화유산의 밤(Korean Heritage Night)’ 행사를 열어 현지 팬들에게 브랜드를 알렸다. 진로 캐릭터 ‘두꺼비’가 시구자로 등장하고 한글로 제작한 다저스 유니폼과 협업 굿즈를 선보였다. 경기장 내 ‘하이트진로 바(HITEJINRO BAR)’에서는 과일소주 시음 행사도 진행했다.

하이트진로 미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65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수출액은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앨버슨·코스트코·타깃 등 대형 유통 채널에 입점해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에서 ‘참이슬’은 ‘K-보드카’로 불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 영국 페스티벌·호주 포차…현지 체험 마케팅 강화

유럽 시장에서는 영국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대형 뮤직페스티벌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APEF)’을 후원하고 공연장 내 ‘진로(JINRO) 전용 부스’를 운영해 참이슬과 과일 리큐르 제품을 선보이는 등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혔다.

하이트진로의 영국 소주 수출량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약 75% 증가했다. 현지 유통망 역시 코스트코 29개 매장, 모리슨 91개 매장에 이어 테스코 500여개 매장으로 확대되며 판매 채널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최근 성장세를 보이는 호주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대형 주류 유통채널 약 1400개 점포에 ‘참이슬 후레쉬’와 ‘에이슬 시리즈’가 입점하면서 지난해 호주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이에 지난달 27일 호주 멜버른에 브랜드 체험 공간 ‘진로포차’를 열고 현지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이곳에서는 진로 소주와 테라 맥주를 비롯해 과일 리큐르를 활용한 하이볼과 칵테일을 선보인다. 육회·들기름 막국수·감자전 등 한식을 함께 제공해 음식과 술을 곁들여 즐기는 한국식 음주 문화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절제·저도수 음주 트렌드가 확산되며 주류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소주는 저도수 선호 흐름과 맞물려 특히 과일소주 중심으로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과일소주가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한 만큼 소주 카테고리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현지 유통 채널에 맞춘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접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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