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연쇄 파산·개인정보 유출…연쇄 위기 맞은 유통가

홈플러스, 끝내 기업회생 절차 돌입
1세대 이커머스 퇴장…제휴·동맹 확대 속 재편 가속
초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태…보안·내부통제 강화 과제로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1-02 10:35:29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지난해 유통가는 격변의 한 해를 보냈다. 대형마트 2위 사업자인 홈플러스가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1세대 이커머스로 불렸던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도 잇따라 파산 수순을 밟았다. 여기에 더해 쿠팡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발생했다.

 

◆ 홈플러스, 결국 법정관리행

홈플러스가 부채 부담과 실적 부진으로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점포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말 영업을 중단하는 5개 점포를 포함해 앞으로 6년 동안 총 41개 점포를 추가 폐점할 계획이다. 

 

▲ 홈플러스/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 117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예정대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다음달에는 점포 수가 112개로 줄어든다. 전성기 당시 400여 개 점포를 운영하던 홈플러스가 결국 법정관리를 선택한 것은 오프라인 유통 위기가 심화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온라인 쇼핑 성장세와 비대면 소비 확산 속에 대형마트 방문객이 줄고, 경쟁 플랫폼 대비 온라인 매출 비중이 낮았던 점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로 금융비용까지 급증하면서 재무 부담이 결정적으로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대형마트 의무휴업제를 비롯한 유통 규제가 13년간 이어진 것도 오프라인 사업자에게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해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9.1%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전체 유통 매출은 4.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는 오프라인 업태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몸집 줄이기가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 폐점 수요를 흡수하거나 일부 알짜 매장을 인수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 1세대 이커머스 연쇄 파산

한 시대를 풍미했던 1세대 이커머스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위메프는 자금난이 악화하며 결국 파산 신청에 들어갔고,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정산 대금 미지급 사태 여파를 넘지 못하고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한때 소셜커머스와 여행·티켓 판매 플랫폼의 강자로 불렸던 기업들이 시장에서 사실상 퇴장하면서, 이커머스 산업 내 ‘승자 독식’ 구도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지난해 매출 약 41조원을 돌파한 쿠팡이 ‘유통 공룡’으로 부상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서는 단독 생존 대신 전략적 제휴를 통한 경쟁력 보완 움직임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컬리는 네이버와 손잡고 네이버 쇼핑과의 연계를 확대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고, 지마켓 역시 글로벌 기업 알리바바그룹과 협력하며 플랫폼 영향력 키우기에 나섰다.

우선 컬리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장보기 전용 섹션 ‘컬리N마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비스 론칭 이후 한 달 만에 거래액이 50% 이상 늘어나는 등 초반 성과를 확인했다. 외부 플랫폼의 트래픽을 흡수해 신규 고객 저변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지마켓은 중국 이커머스 1위 기업인 알리바바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한다. 알리바바가 운영 중인 초대형 플랫폼 ‘라자다’를 중심으로 입점 셀러의 해외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 내 연간 거래액 1조원 이상, 신규 고객 수억 명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쿠팡은 약 3300만명 규모의 고객 정보가 외부에 비정상적으로 열람되는 대규모 유출 사고가 발생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조사 결과, 전직 직원이 인증 업무 담당자에게 발급한 서명된 액세스 토큰의 유효 인증키를 퇴사 이후에도 폐기·갱신하지 않은 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태 수습 과정에서 조사 결과를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논란과 함께, 정부와의 공조를 둘러싼 진실 공방까지 이어지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 보상액 역시 유출 규모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사안은 국회 청문회와 정부 합동 태스크포스 구성, 특별 세무조사로 확대된 상태다.

쿠팡이 물게 될 과징금 규모가 최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64조는 관련 위반 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3%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쿠팡 매출액을 기준으로 법정 상한을 적용할 경우, 과징금 규모는 최대 약 1조2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국내 유통·이커머스 업계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가운데 최대 규모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질적인 문제는 쿠팡이 이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쿠팡의 미진한 대응에 따라 관련 사안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쿠팡의 로열티 고객층 이탈과 투자자 신뢰 하락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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