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5배 성장한 한화 주가는 3분의 1 토막...김승연-김동관 경영권 승계와 관련?

게시판에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비상장으로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 기업가치를 키워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밑그림이라고 지적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2-06-08 10:09:52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한화그룹 소액주주 모임. 사진=한투연, 인포스탁데일리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최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한화그룹 소액주주모임이 지난 10여 년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한화그룹 주가에 대해서 오너 일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투자자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승연이와 자식들은 우주로, 주주들은 지하로” "한화 헐값 주가 편법승계, 개미들은 굶주린다” "한화 3형제만 배부르냐, 주주들도 같이 살자” 등이 적힌 플랜카드와 함께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 5월 14일부터 총 4차례나 집회를 열며 오너 일가의 경영 행태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한화그룹의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형편없이 낮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주가는 지난 2007년 9만원 수준에서 2017년 5만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현재는 2만9500원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다른 대기업들의 주가가 대부분 이 기간 동안 엄청난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새다. 

 

한화의 다른 계열사들의 주가 역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화 주가는 이들과는 영 다른 모양새다. 이에 한화 투자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한화 주가가 2007년 9만1000원이었으나, 최근 2만원대 후반이다. 기업가치는 5배 이상 성장했다"면서 "주가는 오히려 추락했다. 회사에서 승계를 위해 관리했다는 의혹이 있고, 의혹을 밝히기 위해 소액주주분들과 함께 집회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화는 지난해 영업이익 2조927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재계 7위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턱없이 낮은 것에 대해 소액주주들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화그룹 종목게시판에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비상장으로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를 키워 한화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밑그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화에너지 자회사를 통한 폭탄 배당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소유하고 있던 한화S&C를 헐값에 장남인 김동관 사장에게 넘긴 바 있어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와 소액주주모임은 앞으로도 꾸준히 집회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회사에서 주주 목소리를 듣겠다는 건 진일보했다고 본다"면서 "진정성 있는 것인지, 회피 발언인지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나올 때까지 집회와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소액주주모임은 “한화그룹의 움직임이 없을 경우 한화가 수주한 해외사업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사주 일가의 행태를 고발하는 서신을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대응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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