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 美 전기로 제철소 ‘빅딜’ 추진
양사 관세장벽 돌파 위해 맞손 잡고 돌파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14 10:07:51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국내 철강 빅2가 미국에서 손잡았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는 약 58억 달러(약 8조5000억 원)로, 현대제철이 주도하고 포스코가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철강업계 1위와 2위가 해외에서 첫 합작에 나서는 상징적인 사례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와 함께 재개된 철강 232조는 한국산 철강재에 최대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하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시장 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포스코는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공동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기로 제철소는 친환경 생산 방식으로 평가받으며, 탄소중립을 중시하는 글로벌 흐름에 부합한다.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스크랩을 원료로 활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정으로 설계된다.
특히 북미 자동차 산업의 친환경 전환과 맞물려 초고장력강판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이를 겨냥한 전략적 생산기지로 이 부지를 활용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미국 내 자동차 산업의 고장력 강재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북미 철강 수요 역시 2023년 1억1,200만 톤에서 2030년에는 1억3,000만 톤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자국 생산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통해 현지 생산에 강한 유인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투자에서 생산량 일부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기존 멕시코 및 미국 고객사에 고급 철강재를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제철 역시 미국 내 전기차 및 수소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 강판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양사는 향후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기술 협력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단순한 지분 참여를 넘는 전략적 동맹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협력은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한국 철강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의 역량을 결집한 사례”라며 “향후 R&D, 원재료 조달, 수소환원제철 등 다양한 분야로 협업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는 오는 상반기 내 최종 투자 구조를 확정하고, 연내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완공은 2027년을 목표로 하며, 가동 이후 미국 내 연간 270만 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국내 생산량의 약 15%에 달하는 규모로, 한국 철강기업의 미국 생산 시대를 여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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