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TSMC와 매출 격차 10조…AI 생태계 진입 난항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5-12 10:04:05

▲삼성전자 사옥 모습/사진=자료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DS부문)이 매출 기준으로 대만 TSMC에 3개 분기 연속 밀리며 양사 간 격차가 10조원 이상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의 2024년 1분기 매출은 25조1천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TSMC는 37조 원 규모 매출을 기록하며 삼성전자 대비 12조 원가량 앞섰다.

가장 큰 원인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내 주도권 확보 실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 공급망 진입에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엔비디아는 HBM 제품을 SK하이닉스 중심으로 공급받고 있으며, 삼성은 검증 지연 등으로 주력 제품의 납품 비중이 낮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 생산을 독점하는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기업들의 대규모 주문을 수주하며 매출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메모리 분야에서는 강점을 지니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에서는 미세공정 기술과 고객 기반 모두 TSMC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HBM 제품 경쟁력에서 품질과 수율 안정성 이슈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칩 성능 최적화를 위해 HBM 품질에 민감한데, 삼성 제품이 상대적으로 기술 검증에서 시간을 소요하며 주요 공급망에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둘째, 파운드리 부문의 고객 신뢰 부족이다. 삼성은 3나노, 4나노 공정에서 수율 안정 문제를 겪었으며, 이로 인해 퀄컴, AMD 등 주요 고객들이 TSMC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기술 개발 전략 차이와 투자 타이밍

삼성과 TSMC의 전략 차이도 매출 격차를 벌린 주요 배경이다. TSMC는 일찍부터 AI, HPC(고성능컴퓨팅) 수요를 겨냥해 미세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에 집중 투자해왔으며, 고객 맞춤형 대응에 강점을 보였다.

반면 삼성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유지하면서 자원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로 인해 빠르게 성장한 AI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TSMC 간 매출 격차가 2분기에도 10조원 안팎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삼성은 올해 하반기부터 HBM3E 양산을 본격화하고, 엔비디아와의 공급 확대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또한 2나노급 파운드리 기술 개발을 가속화해 2025년 이후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HBM 공급망 진입과 차세대 파운드리 수주 확대에 성공할 경우 격차를 점진적으로 좁힐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TSMC 우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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