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대신 4위 택한 '배민 온리'…처갓집 ‘단독 입점’ 카드, 공정거래 논란 벗어나나
처갓집 가맹점 10곳 중 9곳 배민 온리 참여
수수료 절반 인하로 가맹점 락인 전략 전환
교촌 사례 이어 공정거래 논란 재점화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2-11 09:00:22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배달 플랫폼 시장 선두 배달의민족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처갓집양념통닭과 손잡고 단독 입점 전략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쿠팡이츠 등 타 플랫폼 입점 철회를 조건으로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이른바 ‘배민 온리’ 모델을 본격 재가동한 것이다.
앞서 배민은 지난해 치킨 프랜차이즈 1위인 교촌치킨과 '배민 온리' 제휴를 추진했다가 시장의 반발로 포기한 바 있다. 이에 이번에는 시장의 파급력을 의식한 듯 업계 4위 처갓집양념통닭과 '배민 온리' 전략 실현에 나서는 우회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은 한국일오삼(처갓집양념통닭 운영사)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협약의 핵심은 배달의민족 외 쿠팡이츠·요기요 등 다른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가맹점에 한해 중개 수수료를 기존 7.8%에서 3.5%로 낮춰주는 것이다.
이 프로모션은 오는 5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참여 여부는 점주 자율 선택 사항이다. 다만, 공공배달앱인 ‘땡겨요’는 예외적으로 이용이 허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이번 전략을 택한 배경으로 이용자 성장 둔화에 대한 위기의식을 꼽는다. 무료배달과 소비자 할인 경쟁만으로는 쿠팡이츠의 추격을 방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경쟁의 초점을 소비자에서 가맹점으로 옮겼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54만명, 쿠팡이츠는 1242만명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1월 1228만명이었던 양사 간 이용자 격차는 12월 들어 1012만명으로 축소됐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이라는 특성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유통업계를 보면 올리브영에만 단독 입점하는 화장품 브랜드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며 “배달앱 시장에서도 특정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단독 입점 경쟁이 막 시작된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요 경쟁 플랫폼 입점을 제한하는 대신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모델은 향후 더 확산할 수 있다”며 “배달의민족 역시 과거 블루보틀과 스타벅스 등이 먼저 입점한 사례가 있고, 파이브가이즈는 처음부터 쿠팡이츠 단독 입점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 다시 떠오른 공정거래 논란
다만 배민의 단독 입점 전략을 둘러싼 우려도 다시 제기된다. 배민은 지난해 교촌치킨(운영사 교촌에프앤비)과도 유사한 방식의 협업을 추진했지만, 쿠팡이츠 철수를 전제로 한 조건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를 낳으면서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당시 논의된 협약은 교촌치킨이 쿠팡이츠에서 철수하고, 배달의민족·요기요·공공앱(땡겨요)·자체앱 등 일부 플랫폼에만 입점하는 조건으로, 교촌치킨 가맹점주에게 중개 수수료 인하 등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구조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특정 브랜드에만 수수료 인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 독점규제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정 플랫폼 이용을 배제하는 조건으로 혜택을 설계할 경우 경쟁 사업자의 거래 기회를 제한하고, 결과적으로는 가맹점은 물론 소비자의 선택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에 참여 중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성명을 내고 “입점업체 간 수수료 차별은 명백한 불공정”이라며 “특정 기업에 혜택을 몰아주면 시장의 균형이 무너진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우아한형제들 측은 “특정 브랜드와 플랫폼 간 협업은 유통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형태이며, 본건 계약 역시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협약은 플랫폼·가맹본사·입점 가맹점주 간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려는 취지”라며 “모든 거래 조건을 일률적으로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자유로운 시장 경쟁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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