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오너 일가 소유 기업과 1조 넘는 내부거래 계속해야 하나
오너 일가 100% 소유한 위너셋(옛 승산산업)
GS칼텍스 등과 내부거래로 근근이 버텨 '눈살'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2-05-20 10:14:53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오너 일가의 협력 경영으로 유명한 GS그룹에도 비장(?)의 무기는 따로 있었나. 숨겨진 보석처럼 오너 일가의 자산 증식을 위해 엄청난 내부거래도 마다하지 않고 키워온 위너셋(옛 승산산업) 이야기다. 하지만 이 회사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아픈 아킬레스건으로 남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너 일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지만 현재 부채비율이 500% 가까이에 이르고 실적도 시원찮은 것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비판의 대상이 되는 것은 내부거래가 크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매년 그룹과 조(兆) 단위 거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 정도의 거래가 다른 양호한 중소기업들과 이뤄졌다면 어느 회사인들 크게 성장하지 못했을까.
1990년 오너 일가가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대서 출범한 위너셋은 GS칼텍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도 성장은 멈춰서고 재무구조는 크게 훼손됐다.
이에 오너 일가의 자산 증식 기반이 허물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너셋은 지난해 매출 1조921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18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거둔 흑자 순이익은 2017년(634억원) 이후 4년 만에 이뤄낸 것으로, 그룹의 헌신적인 지원을 받아온 것을 감안하면 결코 양호하다고 할 수 없다.
위너셋은 허용수 GS에너지 사장(보유 지분 18.7%)과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10.1%) 허세홍 GS칼텍스 사장(7.7%) 허서홍 GS 부사장(7.5%) 등 오너일가 3, 4세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계열사인 GS아로마틱스를 통해 중국에서 합성수지·합성섬유 등의 원료인 파라자일렌, 벤젠, 자일렌, 톨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GS칼텍스와의 거래로 근근이 버티는 회사다. 지난해 GS칼텍스와의 내부거래는 1조2498억원에 달했다. 화학제품 매입 등으로 1조1607억원을 GS칼텍스에 지급하는 한편 화학제품을 팔아 891억원을 받았다.
내부거래를 이어가는 탓에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자 2018년에는 GS아로마틱스 등의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내부거래로 겨우 버텼지만 2018~2020년에는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간 300억~500억원에 이르는 이자비용을 내는 탓에 순손실이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2020년 말 부채비율은 419.1%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화학제품 가격이 뛰면서 겨우 흑자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단기차입금이 5672억원에 달하고 부채비율은 492.7%로 재무구조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은 채 되레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는 중국 정부가 상하이시 등에 봉쇄조치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중국 화학제품 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아서 실적 개선의 기대감도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GS그룹 주변의 돈 되는 사업은 닥치는 대로 손을 대면서 자산을 불려왔다. 기존 사업이 망가지면 GS그룹에서 알짜 사업을 다시 받아 키우는 패턴을 적용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형태의 회사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하는지도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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