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성장률 전망 1.4% 유지

한미금리차 2.00%p로 확대...금리차 역대 최대
7월 물가상승률 2.3%...25개월만에 최저
중국발 경기불확실성, 수출부진...경기침체 우려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3-08-24 09:55:25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했다. 가계부채 증가 등 금리인상 요인도 적지 않지만 낮아진 물가수준과 경기회복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1.4%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25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2월, 4월, 5월, 7월에 이은 5회 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창용 총재가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한은은 코로나19가 확산 되자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춘 이후 지난 2021년 8월 금리 인상에 돌입해 1년 반 동안 10차례에 걸쳐 총합 3%p(포인트)에 달하는 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올초부터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전문가 설문에서 92%의 동결 전망이 나왔다. 금리인상을 전망한 응답자는 8%에 그쳤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 확대가 우려되고 가계부채 증가세,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은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국발 경기 불확실성, 수출 부진, 물가 상승 둔화 등이 금리 상승 억제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이번 금리동결 배경으로 물가상승률 하락이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로 25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며 물가상승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은 3.3%로 둔화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석 달 전 전망치 3.5%를 유지했다. 아울러 내년 물가상승률도 기존 전망치 2.4%를 유지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진 점도 이날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내수와 수출이 둔화하면 하반기 한국 경기 회복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로 유지했다. 올해 1.4%를 달성하려면,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7% 더 성장해야 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2.2%로 5월 전망치(2.3%)에서 0.1%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지난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미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2%포인트 벌어졌다. 한은은 단순 격차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달러당 원화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것은 한미금리 차보다는 중국발 경기 둔화 우려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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