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회장, 취임 1년 우려 딛고 턴어라운드-기업금융 명가 부활 탄력

1분기 순이익 8245억원, 낮은 ELS 리스크 덕분에 실적 방어
더욱 견고해진 이익창출력과 건전성, 경영효율성 크게 개선
올해 리스크관리 집중해 그룹 시너지 강화 실적 개선 기대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5-08 08:53:31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우리금융이 1분기 견고한 성과를 내면서 취임 1주년을 보낸 임종룡 회장의 리더십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해 다져 놓은 내부통제와 지속가능경영 기반 속에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그룹 시너지도 더욱 강화될 예정이어서 강력한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2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감소했다. 경쟁사인 KB금융의 순이익 규모가 -30.5%, 농협금융은 -31.2%, 신한금융 -4.8%, 하나금융은 -6.2%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우리금융지주 제공

 

다만 1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홍콩 ELS 충당부채에 따라 갈렸기에 증권가에서는 우리금융 실적이 무난한 실적이었지만 경쟁사 대비로는 다소 부진했던 실적이라고 평가 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룹 대손비용이 3680억원으로 기대만큼 감소하지 않았고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 200억원과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 지원 115억원 등 비경상 요인이 일부 있었고 카드 순익도 전년 동기 대비 36.6% 감소한 288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며 평가의 이유를 들었다.

비록 다소 부진했던 실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우리금융의 1분기 실적은 여전히 견고한 이익창출력과 안정적 비용관리를 통한 수익성, 경영효율성이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수준인 2조 548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자이익이 조달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지만, 은행 NIM은 핵심예금 증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0.03%p(포인트) 오른 1.50%로 상승 전환했다. 또 비이자이익은 35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자산관리·IB·외환 등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수수료이익이 비이자이익 성장세를 이끌었다. 판매관리비도 장기간 지속 중인 고금리, 고물가 환경에서도 적극적인 비용관리에 나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NPL비율은 기업여신 비중이 높은 상태임에도 그룹 0.44%, 은행 0.20%를 기록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안정적으로 관리 중임이 드러났다. NPL커버리지 비율 역시 그룹 190.7%, 은행 293.8%로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했다. 홍콩H지수 ELS 손실배상 관련 충당금은 미미한 수준으로, 이번 분기에 전액 반영해 추가적인 손실은 더 이상 없을 전망이다. 특히 그룹 ROE는 전년 말 대비 약 2.0%p 상승한 10.3%를 기록했다.

주요 자회사별로 1분기 순이익은 우리은행 7897억원, 우리카드 288억원, 우리금융캐피탈 330억원, 우리종합금융 126억원 등이다. 은행의 순익이 전년 대비 8.4% 감소하긴 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1.50%로 직전 분기(1.47%)에 비해 개선됐고, 전년 동기 대비 15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원화대출이자율은 4.73%로 동일한 수준이지만, 원화예금이자율은 2.61%에서 2.78%로 올랐다. 비은행 계열사들의 연체율은 다소 상승하면서 실적이 주춤했다. 즉 우리카드는 지난해 말 1.22%에서 1분기 1.46%까지 올랐고 우리금융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이 지난해 말 대비 200억원가량 늘었다.

부진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 들어 확연한 실적개선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3조5127억 원, 당기순이익 2조63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7% 감소했었다.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고, 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취약 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고,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해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며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그룹 시너지를 강화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우리금융은 최근 홍콩H지수 ELS 손실 자율배상과 보이스피싱 피해 보험 무료 가입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또한 이달 초 회현동 본사에 ‘굿윌스토어 우리금융점’을 개설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는 등 취약계층에 대한 폭넓은 지원을 통해 금융의 사회적 역할도 지속 강화하고 있다.
 

올해 비금융계열사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할 예정으로 합병 후 10년간 발행어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합병증권사의 성장 여력 자체는 높다. MTS 구축과 동시에 리테일 중개 업무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국내 손보업계 7위인 롯데손보 인수도 검토 중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0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최근 시가총액도 1조원대를 넘기는 등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이 인수에 성공한다면 롯데손보가 그룹사 실적 향상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ELS 리스크 덕분에 실적을 방어했다”며 “향후 관건은 시장 눈높이에 맞는 비은행 M&A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시중은행들과 달리 홍콩 H지수 ELS 사태와 관련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리은행은 올해 '리딩뱅크'로의 도약 가능성도 있다. 금융지주 전체 실적으로 보면 여전히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과제인 만큼 성과를 낸다면 기업금융 명가로의 복귀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