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국민은행장, 위기 관리 성공하며 리딩뱅크 존재감 연임 가능성도 업↑
1분기 '어닝 쇼크' 딛고 2분기 리딩뱅크 위상 공고히
ELS 수습 국면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실적 끌어올려
'뺄셈경영' 통해 강하고 효율적인 조직 지속성장 역량↑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8-26 10:37:38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위기 관리에 성공하며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ELS 수습 국면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리딩금융그룹 위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재임 중 성장성, 건전성, 수익성의 균형성장 전략이 결실을 맺고 ‘뺄셈경영’ 노력을 통해 크면서도 빠르고 강한 효율적인 조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조직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행장 취임 후 KB국민은행은 꾸준히 최대 실적을 내며 연간 순이익 규모 3조원 시대를 열었다. 취임 첫 해인 2022년 KB국민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2조996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2023년에는 같은 기간 8.9% 늘어난 3조26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2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1조116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상반기 순이익은 1조5059억원으로, 1분기에 홍콩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6340억원의 충당부채를 적립한 영향으로 1년 전보다 19.0% 감소했는데 선방했다는 평가다. 즉 1분기 순이익(3895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8.2%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불과 1개 분기 만에 순이익이 186.6% 늘면서 홍콩H지수 ELS 관련 충격에서 벗어나는 선전을 펼쳤다.
여기에는 이 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특별금리제도를 도입하는 등 영업 활동을 적극 재개한 것도 한몫했다. 2분기 연체율(0.28%)도 타 시중은행 대비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 부문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해 6월 말 기준 ‘KB스타뱅킹’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240만8000명으로, 2022년 6월 시중은행 최초로 MAU 1000만명을 돌파한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서명인증 사업자. 공인전자문서 중계자, 본인확인기관 정부인증 획득을 바탕으로 700여개 공공 및 민간기관 내 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KB국민은행은 인증서 가입고객 수가 지난해 말 1412만명에서 15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 은행장은 'KB 리브엠' 알뜰폰 사업을 부수업무로 인증받는 등 디지털·비금융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은 삼성금융네트웍스와 손잡고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플랫폼인 ‘모니모’ 회원 전용 입출금 통장인 ‘모니모-KB 제휴통장(가칭)’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 상품은 ‘모니모’의 선불충전금인 ‘모니머니’를 활용해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으로, 양사는 지난 6월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신청했다. 통상 혁신금융서비스 지정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4분기 안에 상품이 출시될 전망이다. 양사는 고객 유치를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차주를 위한 금융상품 출시에도 적극 나섰다. KB금융그룹은 '세상을 바꾸는 금융'이라는 경영전략을 통해 기업 활동 전반에 ESG를 내세우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고 있다. 특히 국민은행은 자영업자·소상공인·청년 등 취약 차주의 금융부담 완화를 위해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전 상품에 대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금융 소비자의 고통 분담과 상생을 위해 금융 및 비금융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최근 홍콩H지수가 다시 하락하고 있는 점과 감독당국의 내부통제 감독 강화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콩H지수는 5월 중 7000선에 근접했다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6000선 초반까지 내려왔다. 8월 초에는 6000선을 밑돌기도 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하반기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 규모는 4조2000억원에 이르는데, 손익 분기점은 6500선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번주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선다. 우리은행 친인척 대출과 같은 대규모 사건이 드러날 경우 파장이 커질 수 있다. 행장 선출 제도 등 지배구조 관련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의 실적 회복에 따라 이재근 은행장의 추가 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LS 수습 국면에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주고 대규모 고객 이탈 없이 실적을 끌어올린 데 대한 긍정 평가다.
KB국민은행 은행장이 3년 이상 임기를 이어간 사례를 돌아보면 이 은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국민은행과 한국주택은행이 합병(2001년)한 이후 강정원 전 국민은행장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약 6년,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4년 동안 행장 역할을 했다.
KB금융 '양종희 호' 출범 1년 앞으로 다가왔다. 금융지주 회장이 바뀔 경우 일반적으로 계열사 사장단에도 변화가 생기지만 최대 실적과 디지털 개편, 탁월한 ESG경영 성과 등 그간의 성과에 비추어볼 때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은행권에서는 이재근 행장이 리딩뱅크 자리를 확실히 했고 지속가능경영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재근 은행장이 행장직을 내려놔도 허인 전 국민은행장 사례처럼 부회장직에 임명될 가능성은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양종희 부회장이 회장직으로 선출되면서 차기 회장 구도를 일찍부터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장직이 아닌 마땅한 자리가 없는 점도 연임을 점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 행장은 고객 신뢰를 거듭 강조한다. 그는 "더욱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리딩뱅크 KB’라는 이름이 자랑스러운 진정한 ‘국민의 은행’으로 거듭 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이, 금융은 고객의 신뢰를 떠나 살아갈 수 없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성실하게 지켜드리고, 늘려 드림으로써 신뢰를 높여 나가는 것을 은행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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