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대 개막 유안타증권···뤄즈펑 대표 혁신경영으로 제2 도약 채비

출범 10주년 여의도 사옥으로 이전, 새 대표 뤄즈펑 체제로 전환
지난해 순익 718억으로 전년 대비 85.5% 증가
내실 기하며 실적성장 주력할 듯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4-17 09:30:00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실적 반등에 성공한 유안타증권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20년 만에 여의도에 귀환한 일성은 '혁신경영'이다. 유안타증권을 이끌 새 CEO로 뤄즈펑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제2 도약을 이루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그간 위험성이 높은 부동산금융 대신 위탁매매 사업 비중을 늘렸던 게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한때 유안타증권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한 탓에 조직이 정체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약이 됐다.

 

▲유안타증권 여의도 신사옥과 뤄즈펑(羅志鵬, Lo, Chih-Peng) 신임 대표이사 /사진=유안타증권 제공

 

지난 8일 여의도 앵커원빌딩(anchor1, 브라이튼빌딩 오피스동)으로 사옥을 이전한 유안타증권은 여의도 시대 개막을 알리며 제2의 도약을 다짐했다. 옛 동양증권 시절이던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여의도 사옥을 사용하다가 을지로 사옥으로 거처를 옮겼던 유안타증권은 약 20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오게 됐다.

본사 신사옥 이전으로 앵커원빌딩 상층부인 22층부터 32층까지 사무 공간을 사용하며, 여의도 파이낸스타워에 있던 영업부도 앵커원빌딩 3층으로 이동해 새로운 환경에서 고객을 맞는다. 깔끔한 분위기에 모던한 인테리어로 디자인한 신사옥 사무 공간에는 새로운 사무기기를 배치해 임직원들의 업무 효율성과 창의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타 증권사들과 달리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1226억원, 순이익은 718억원으로 전년 대비(496억원, 387억원) 각각 147.2%, 85.5% 증가했다. 위탁매매 사업부문 비중이 높은데, 지난해 시장금리 안정화와 주식시장 회복으로 인해 수수료 및 운용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이는 최근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꺾이고 있는 타 증권사와는 반대되는 행보로애초 위험도가 높은 부동산금융 대신 위탁매매·전통IB 사업 부문 강화 기조를 채택한 영향이 컸다. 유안타증권의 모회사이자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유안타금융 역시 리테일 등 수수료 사업과 IB사업에 강점을 두고 있다. 이에 유안타증권도 모회사의 사업 코드에 맞춰 나간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스러운 대목은 우발채무의 질적 위험도가 높다는 점이다. 우발채무 대부분이 무등급 PF 중심으로 구성된 중·후순위 익스포저 비중이 50%에 달한다. 아울러 요주의이하자산 규모가 점점 불어나는 것도 문제다. 2019년 2184억원에 그치던 부실자산이 2023년 3분기 말 3296억원으로 늘었다. 요주의이하자산은 연체 기간이 1개월 이상인 부실 자산이다. 이에 향후 충당금 적립 규모를 확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요주의이하 자산이 증가한 것은 자산건전성 분류를 면밀히 진행했기 때문"이라며 "자체 기준에 따라 충당금을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 대표이사인 궈밍쩡(郭明正, Kuo, Ming-Cheng) 사장에 이어 오는 26일부터 뤄즈펑(羅志鵬, Lo, Chih-Peng) 사내이사가 신임 대표이사로 유안타증권을 3년간 이끌게 된다.

뤄 신임 대표는 유안타증권(홍콩)과 KGI증권(홍콩)의 매니징 디렉터(Managing Director), 엘리타임즈 캐피탈 매니지먼트(Elitimes Capital Management) 최고경영자(CEO), 유안타 파이낸셜 홀딩스의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대만에서 태어난 뒤 성장했고, 미국에서 유학한 뒤 홍콩과 중국에서 활동했다. 특히 상하이에서 사모펀드인 엘리 타임즈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이끌며 현지 금융의 발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 강화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자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 ▲비대면 고객 투자상담 서비스 '디지털 클럽'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 확장 ▲주식 선물하기 등 각종 신규 기능을 탑재했다. 또 블록체인 기업 람다256 및 코스콤 등과 토큰증권발행(STO)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신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STO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판단하고 향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효율적인 시스템 검토 및 기초자산 보유 업체 발굴 활동 등을 진행해 왔다. 향후 유안타증권은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참신하고 매력적인 상품을 준비해 ST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해외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자본시장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캄보디아에 진출해 17년간 시장을 개척하며 ‘최초’에서 ‘최고’로 거듭나고 있는 것. 2010년 캄보디아 최초로 1호 종합증권사 라이선스를 획득한 유안타증권 캄보디아법인은 2022년 캄보디아 증권거래소(CSX)로부터 주식시장 부문 ‘베스트증권사’ 상을 받는 등 명실상부 캄보디아 최고의 증권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아직은 전체 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큰 수익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성장률로만 보면 지난해 캄보디아 법인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64%, 영업수익은 51.7% 각각 성장했다. 지난해 영업수익 18억원, 당기순이익 5억6000만원을 달성하며 코로나 이전 최고 실적이었던 2020년 실적을 뛰어넘어 다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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