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그룹 공격적 외형 확장의 그늘···우오현 회장의 ESG경영은 뒷걸음
KCGS, 2023년 ESG 평가'대한해운 C등급, 계열사 3곳 D등급
2021년 등급 하락 후 전혀 개선되지 않아
우오현 회장, 평소 ESG경영 강조 불구 외부평가는 냉담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4-01-10 13:14:32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재계 30위권을 차지하며 급성장 중인 SM그룹이 ESG경영에 있어서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되레 후퇴를 하고 있어 우려 되고 있다. SM그룹을 이끌고 있는 우오현 회장이 지속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2023년 ESG 평가에서 SM그룹 계열사 4곳 중 대한해운은 통합 C등급을, 남선알미늄·티케이케미칼·에스엠벡셀 등은 통합 D등급으로 평가했다. 평가결과는 모두 전년도와 같는데 2021년 남선알미늄과 티케이케미칼이 C등급, 대한해운이 B등급에서 2022년 등급이 하락한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KCGS는 국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ESG 수준을 평가한 결과를 매년 공표한다. ESG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총 7단계로 나뉜다.
각 계열사들의 부문별 평가결과도 대부분 저조해 대한해운은 환경부문 B등급, 사회부문 B+등급, 지배구조부문 D등급을 받았다. 남선알미늄과 티케이케미칼은 환경부문 C등급, 사회부문 C등급, 지배구조부문 D등급을 받았고, 에스엠벡셀은 환경부문 D등급, 사회부문 C등급, 지배구조부문 C등급을 받았다.
SM그룹은 ‘M&A의 마법사’라 불리는 우오현 회장의 공격적인 기업인수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왔으며 재계 30위권의 위상을 자랑한다.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기준으로 SM그룹의 자산은 16조5000억원이다. 계열사는 62곳으로 건설과 철강, 제조, 해운, 레저, 금융 등을 아우르는 거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ESG경영 측면에선 이러한 외형적 성장과 엇갈린 행보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우오현 회장은 ESG경영 확대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ESG경영은 사회공헌이라는 이름으로 단발성이 아닌, 기업 생존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라며 향후 글로벌경제 질서를 지배할 키워드로 ESG를 지목했다. 또한 지난해에도 신년사를 통해 "내실경영과 지속가능한 혁신경영에 중점을 두는 동시에 사회공헌활동 강화 노력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여주대학교를 운영하는 동신교육재단 이사장인 우오현 회장은 여주대학교 학생과 지역발전을 위해 현재까지 총 32억원을 기부했다. 또 작년 2월에는 우 회장이 직접 경북도청을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성금 2억원을 기탁했고, 같은 해 8월에는 경북 수해 이재민 지원을 위해 1억원 규모의 성금과 지원 물품을 경북도청에 전달했다. SM그룹 계열사들도 이 같은 우 회장의 ESG 경영에 동참해 사옥 인근 환경 정화 활동을 위한 플로깅 캠페인, 이동노동자 쉼터 운영, 독거노인 무상급식 지원, 사회취약계층 생활비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 나눔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ESG기준원의 평가에선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향후 기업의 성장을 ESG 경영이 가를 것으로 보고 경쟁사들이 너나 없이 ESG 경영을 강화해 가는 시기인 만큼 시대흐름을 역행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우기 2023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SM그룹은 60개가 넘는 계열사 중 대한해운만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 중이며,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두고 있는 곳은 단 하나도 없다. 에스엠벡셀이 이사회 내에 투명경영위원회를 두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전문가들은 SM그룹을 향해 보다 실질적인 ESG경영 구축 및 강화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그룹차원, 계열사별로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고 대한해운엘엔지의 LNG벙커링선 친환경 선박 인증 등과 같은 성과도 내고 있다"라며 "나름대로의 기업경영과 철학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한다면 등급도 따라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SM그룹은 지배구조에서도 적지 않은 지적을 받고 있다. 우오현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참여하는 계열사를 꾸준히 줄여가는 가운데 올해도 과다 겸직 해소 움직임에 나설지 관심사다. 오는 3월 우오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는 우방, 동아건설산업, 대한해운, 에스엠상선, 대한상선, 티케이케미칼, 에스엠하이플러스, 울산방송 등 8곳이다. 현재로선 이들 계열사에서의 재선임 여부는 불확실하다.
한 사람이 여러 회사의 임원을 겸임하게 되면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어려워 통상 등기임원의 계열사 과다 겸직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경계하는 사항으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빌미를 제공한다.
일각에선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만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일부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서 계속 이름을 올릴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계열사 등기임원 겸직 해소 가능성과 관련 SM그룹 관계자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ESG경영 역량은 투자자들이 기업평가에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표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개선점을 찾아내고 보다 높은 수준의 지속가능경영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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