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9.2조로 '사상 최대'…삼성전자의 2배 실적

HBM3E 효과에 AI 수요 대응 전략 주효…HBM4도 ‘적기 공급’ 준비 완료
낸드 회복 조짐 속 투자·차입구조도 안정화…풀 스택 AI 메모리 기업 행보 본격화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7-24 09:33:50

▲SK하이닉스 로고/사진=자료/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HBM3E(12단)의 본격적인 양산 확대와 낸드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2분기 영업이익은 9조2천억원에 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4조6천억원)을 2배 이상 앞섰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하이닉스가 명실상부한 AI 시대의 수혜 1순위 기업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이익 모두 분기 최고치 경신
 

24일 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다음과 같다.

항목 실적 (2025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2조 2,320억 원 ▲ 35.4%
영업이익 9조 2,129억 원 ▲ 68.5%
순이익 6조 9,962억 원 ▲ 69.8%
영업이익률 41.4% (전분기 대비 -0.6%p)

이는 2024년 4분기 기록(영업익 8조828억 원, 매출 19.7조)을 단 2분기 만에 넘어선 수치다. 

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의 본격 출하와 낸드 전 응용처의 수요 증가를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특히 HBM은 AI용 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필수 부품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엔비디아·AMD·인텔 등 주요 AI 칩 기업들이 앞다퉈 HBM3E를 채택 중이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HBM 공급을 약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반면 낸드는 그간 업황 부진으로 실적에 기여도가 낮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출하량이 기대치를 웃돌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특히 고용량 QLC 기반 eSSD와 321단 낸드 기반 신제품이 수익성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의 격차 확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부터 실적 측면에서 삼성전자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삼성전자(4.6조)의 2배 이상이며, 영업이익률 역시 41%로 고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HBM 양산 이슈와 고객 수율 신뢰 문제 등으로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AI 시대 주도권은 단순한 생산량이 아니라, 고성능 메모리 양산력(HBM)과 수율 안정성에서 갈린다”며 “SK하이닉스는 HBM3E에서 선제적 공급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 신뢰를 얻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무 안정성도 회복세


2분기 말 기준 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7조 원으로 전분기보다 2.7조 원 늘었고, 순차입금 비율은 6%로 낮아졌다. 1분기보다 4조1천억 원 이상 순차입금이 감소하면서 재무구조가 뚜렷하게 안정화됐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면서도 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드문 사례로, 하반기 선제 투자 여력 확보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하이닉스는 현재 개발 중인 6세대 제품 HBM4 역시 고객사의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엔비디아 ‘블랙웰’ GPU 시리즈가 HBM4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AI GPU용 GDDR7도 기존 16Gb 용량에서 24Gb로 확대하는 제품군을 준비 중이며, 서버용 LPDDR 기반 모듈 공급도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풀 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주권 시대' 메모리 수요는 구조적 성장세
 

하이닉스는 “AI 추론 기능 고도화 경쟁”과 “각국의 AI 소버린 구축 투자”가 메모리 수요의 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HBM은 GPU 1개당 장착량이 DRAM 대비 수 배에 달해, 시장 전체 메모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HBM 시장은 연평균 35%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며, “2026년부터는 AI 서버 수요의 60% 이상이 HBM을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년 수요가 확정된 HBM 중심으로 일부 선제적 투자를 올해 집행하겠다”며 “AI 생태계가 요구하는 최고의 품질·성능 제품을 적시에 출시해 고객 만족과 시장 성장 모두를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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