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AI', 연내 4억대 확대…AI 대중화 '성공'할까?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7-10 09:33:56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스마트폰을 올해 안에 4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갤럭시 AI'를 전면에 내세운 삼성은 신형 폴더블폰과 더불어 AI·확장현실(XR)·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기술 로드맵까지 공개하며 'AI 대중화'의 선도 기업임을 강조했다.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 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2억대에 탑재된 '갤럭시 AI' 기능을 올해 안에 4억대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저가 라인업인 A시리즈까지 AI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노 사장은 "모바일 AI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시장 성장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AI·XR·트라이폴드까지…‘신형 폼팩터’로 승부수
삼성은 이날 '갤럭시 Z 폴드7', '갤럭시 Z 플립7'을 공개했으며,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 스마트폰'과 확장현실(XR) 헤드셋도 연내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XR 헤드셋은 구글과 협업해 ‘무한’이라는 프로젝트명으로 개발 중이다.
건강관리 시장을 겨냥한 디지털 헬스 전략도 강화됐다. 최근 인수한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젤스(Xealth)’를 활용해, 웨어러블 기기와 병원 데이터를 통합한 AI 기반 맞춤형 건강관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략은 많지만…정작 핵심 기술의 차별성 '불분명'
삼성의 발표는 미래 전략을 종합적으로 펼쳐보였지만, 핵심 기술에 대한 ‘차별성’은 여전히 모호하다. "갤럭시 AI"는 구글의 '제미니(Gemini)'를 상당 부분 활용하고 있고, 자체 AI 모델인 '가우스(Gauss)'는 아직 구체적인 상용화 사례나 독자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전략"이라는 표현은 '자체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 'AI 대중화' 외치지만…애플·오픈AI 대비 주도권 약해
삼성은 AI 대중화를 주도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AI 생태계의 주도권은 애플, 오픈AI, 구글 등에 밀린다는 평가가 많다. 애플은 최근 WWDC에서 자체 온디바이스 AI와 ChatGPT 통합을 동시에 구현하며 AI 전략의 선명함을 드러냈고,
구글은 이미 클라우드 기반과 안드로이드 연동 AI 플랫폼에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하드웨어 업체로서 '플랫폼 종속'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자체 AI 플랫폼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약점이 여전하다.
삼성은 기기 판매량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지만, 플랫폼 차원의 AI 통합 전략에서는 경쟁사보다 느리다는 평가가 나온다.
◇ AI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 재편 가속…삼성의 '변곡점'이 될까
삼성의 이번 발표는 단순히 신제품 공개를 넘어, 향후 AI 중심으로 스마트폰 산업이 재편될 것이라는 신호탄이다. 하지만 AI 기능이 단순한 '스마트폰 부가기능'에 머무를 경우, 소비자의 기대감과 시장의 반응은 냉담해질 수 있다.
삼성이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자체 모델인 가우스의 성능 입증 △AI 생태계의 사용자 편익 극대화 △애플·구글 대비 기술 독립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 양보다 질…삼성의 'AI 대중화'는 기술 주권과 연결돼야
'갤럭시 AI'의 대중화 선언은 의미 있는 첫걸음이다. 하지만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얼마나 많은 기기에 AI를 탑재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했는가"에 달려 있다. 삼성의 다음 과제는 ‘양적 확대’에서 ‘질적 주도권’으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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