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사업, 경쟁입찰로 전환되나…‘7조8천억’ 대형 방산 프로젝트 향방 주목

개념설계 재검토 가능성까지…한화오션·HD현대重 양강구도 본격화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5-07-17 09:51:29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조감도 이미지/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수의계약 논란으로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경쟁입찰 방식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방산 조선업계의 대격돌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추진 자체가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KDDX 사업은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 무단 활용 의혹에 대해 행정처분을 내리지 않기로 하면서 사업자 선정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당초 개념설계 및 기본설계 담당업체가 자동으로 수의계약을 따내는 관행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의 수주가 유력했지만, 경쟁사 한화오션이 제재 없이 경쟁입찰 참여 길을 열게 되면서 경쟁구도가 현실화되고 있다.

 

방사청은 한화오션의 규정 위반 의혹과 관련, 법적 검토 끝에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가닥이 잡혔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입찰이 경쟁입찰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안규백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공정한 경쟁과 수의계약 지양 방침을 재차 강조하면서 사업자 선정에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총 6척의 6000t급 미니 이지스 구축함을 국산 기술로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7조8000억원에 이르며, 참여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일감과 막대한 수익 확보가 가능한 ‘황금알’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사업 추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방사청이 KDDX 사업 초도함 발주 안건을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 올리지 않고 현안 보고 절차부터 재개하기로 하면서, 개념설계 자체를 재검토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방산업계 일부에서는 “기존 설계가 4~5년 전에 이뤄진 만큼 기술 진보를 반영해 초기단계부터 새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사업 재검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 해군이 함정 건조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는 가운데 KDDX 사업 지연이 한국 해군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개념설계부터 다시 추진할 경우 행정 절차와 예산 재편성, 재입찰 등을 거쳐 최소 6년 이상 사업이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KDDX 사업을 둘러싼 경쟁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양강 구도로 압축된다. HD현대중공업은 보안감점이 11월 말소될 예정인 가운데 기술력과 건조 경험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행정처분 리스크를 벗어나며 경쟁입찰 참여에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사업 수주를 위한 하청노조 손해배상 소송 취하 검토 등 대외적 이미지 개선에도 나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방부와 방사청이 경쟁입찰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경쟁입찰 전환 시 두 업체 간 수주 경쟁이 한층 과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KDDX를 6척에서 12척으로 확대 건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그리고 사업 원점 재검토 사이에서 KDDX 사업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국내 방산 조선업계는 물론 해군 전력 강화를 둘러싼 정부와 군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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