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창립기념일에 日 요코하마 패키징랩 첫 점검...“AI 시대 첨단 패키징 확보” 당부

9월 개소 APL 두 달 만에 방문, 일본 소부장과 협력 방안 논의
5년간 400억엔 투자...웨이퍼 본딩·유리기판 등 차세대 기술 거점 육성

이국열 기자

lkt838@hanmail.net | 2026-11-02 09:27:29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창립 57주년인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을 찾아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의 승부처로 떠오른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일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와 손잡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요코하마의 ‘어드밴스드 패키지 랩(Advanced Package Lab·APL)’을 방문했다. 지난 9월 8일 공식 개소 이후 약 두 달 만의 첫 현장 점검이다. 이 자리에는 카와히라 히로이치 삼성전자 DS 리서치 재팬 연구소장(부사장)과 카리야 다카시 APL 랩장(상무) 등이 함께했다.

 

이 회장은 연구진과 함께 첨단 패키지 소재·공정 요소기술 개발 현황을 살피고, 일본 소부장 업계와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첨단 패키징 기술 확보를 당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1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삼성전자 첨단 반도체 패키징 연구거점(Advanced Package Lab·APL)을 찾아 패키징 기술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APL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설계·제조 역량과 일본의 소부장 기술을 연결하는 연구개발(R&D)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2023년 요코하마에 APL을 설립했고, 2024년부터 5년간 400억엔(약 3500억원)을 투자해 현지 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APL은 첨단 패키지에 필요한 소재·공정 요소기술을 개발·검증한다. 앞으로는 웨이퍼 본딩, 유리기판 등 차세대 공정·소재 기술 개발과 함께 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양산을 위한 새로운 패키징 아키텍처 개발로 역할을 넓힐 계획이다.

 

국내 반도체연구소 산하 패키지 연구조직과는 연구 분야를 나눠 맡고, 긴밀하게 협력해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현지 연구인력을 계속 늘려 요코하마를 차세대 패키징 요소기술의 글로벌 R&D 거점으로 키울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연구거점을 둔 것은 현지 소부장 생태계의 경쟁력 때문이다. 일본에는 도쿄일렉트론(TEL), JSR, 도쿄오카공업(TOK), 이비덴 등 반도체 소재·장비·패키징 분야의 주요 기업이 몰려 있고, 산·학·연 생태계도 잘 갖춰져 있다.

 

일본 정부도 반도체·AI를 전략 산업으로 정하고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는 도쿄와 가까워 우수 대학·연구기관이 많아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쉽고, 패키징 관련 소재·장비 기업이 집적돼 기술 협력에도 유리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이 회장 특유의 ‘셔틀 경영’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달 중순에도 일본에 머물며 전영현 DS부문장, 노태문 DX부문장 등 핵심 경영진을 현지로 불러 모은 바 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일본 재계 정례 모임 ‘LJF’로 다져온 협력 관계를, 이제 현지 R&D 투자와 기술 협력으로 넓히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첨단 패키징은 AI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GPU·고대역폭메모리(HBM)·가속기 칩 등 여러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는 기술이 AI 시스템의 대역폭과 전력 효율, 발열 성능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로직 반도체 기술에 더해 첨단 패키징 구현에 필요한 소재·설비 핵심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제품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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