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광복절 사면 이재용 부회장-신동빈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8-14 10:29:39

 ▲ 이건희 회장이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에서 직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삼성 자료사진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윤석열 정부가 지난 12일 처음으로 사면과 복권을 단행했다. 이번 사면에서는 정치인은 배제하고 경제인들 위주로 진행한 게 특징이다. 다만 경제인들 사면도 최소한에 그치며 여론의 눈치를 본 분위기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사면 및 복권을 단행해 어려운 경제를 되살리는 책임을 부여했다. 이들의 사면은 재계는 물론 국민들도 대다수가 원하는 바이어서 이번에 조치는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재용 부회장은 여전히 굵직한 재판 2건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여서 기업 경영에만 온전히 매진할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깝다. 하지만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사면의 대상이 아니라서 현재로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쉬운 대로 현 국면을 받아들이고 우리 경제 및 산업이 처한 위치를 감안해 최선을 다하는 절치부심의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이를 위해 이재용 부회장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결정하고 뚜렷한 이정표를 만들어가길 고대해본다.  

 

삼성전자는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 최대기업으로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삼성전자가 재채기를 하면 우리 경제는 감기에 걸리는 실정이다. 더욱이 지금은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이라서 삼성전자의 활약 여부가 우리 경제의 위상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어려운 경제를 다시 도약시키는 데 비상한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이에 지나치게 서둘러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수비적인 태도로 일관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런 만큼 이때 다시 1993년 6월 이건희 회장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를 소환해보았으면 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원들에게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입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꿉시다"라고 설파했다고 한다.  

 

이건희 회장은 이때 삼성의 위상에 대한 솔직한 진단, 경영진에 대한 질타, 자신의 경영에 대한 구상 등을 임원들 앞에서 설명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놀라운 변화를 일으킨다. 국내에 머무르는 그만그만한 대기업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하는 출발점이 됐다고 본다. 특히 2000년대 초만 해도 벤치마킹해야 한다던 일본의 전자회사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글로벌 전자-IT업체들에 비교해 삼성전자는 그 위상이 초라한 지경에 머물렀다.

 

하지만 2010년대가 되면 이런 벤치마킹 대상 기업들을 넘어 굴지의 회사로 성장하는 저력을 발휘한다. 이때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은 일본의 내로라하는 10개 전자회사의 영업이익을 다 합한 것보다 많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2020년대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다시 지난 1990년대를 연상시키는 듯 기로에 놓인 모습이다. 그만그만 하게 버티다간 2류나 2.5류, 잘해봐야 1.5류에 머무르기 십상으로 보인다.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경영 일선에서 멀어지고 끝내 작고하는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등에 휘말리면서 옥고를 치르는 등 경영공백이 길어진 때문으로 보인다.

 

선장이 부재하거나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확고할 것 같은 삼성전자의 위상이 지금은 많이 흔들리고 있다. 애플 정도를 추격하는 정도의 기업에서 이제는 앞자리에 놓인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후퇴를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93년 이건희 회장이 그랬던 것처럼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의 고삐를 다시 쥐어야 한다. 전반적으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활로를 트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다시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는 다 바꾸는 경영도 해야 한다. 그 선두에 이재용 부회장이 있고 아버지가 그랬듯이 그는 변화를 위한 개혁에 기꺼이 나서야 한다. 

 

지난 2020년 12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를 언급하며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10여 년 아니면 20여 년이 지나 그의 약속대로 '승어부'를 실천하기 위한 결단과 노력을 기대해 본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 역시 롯데그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과제가 놓여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7년 사드 사태와 형제간 경영갈등이 길어지면서 예전과 같지 못한 위상을 갖고 있다.

 

급기야 코로나 사태를 맞아서는 롯데마트의 일부 점포를 폐쇄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는가 하면 뼈를 깎는 개혁과 혁신에 돌입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지금도 구조조정과 개혁은 진행형이어서 조만간 그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실적을 보면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이어서 안팎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에서 신동빈 회장의 존재가 꼭 필요한데 이번에 제약을 완전히 풀었으니 그의 활약에 무게는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에 가장 둔감한 것으로 여겨지던 유통산업은 최근 들어 어느 산업보다도 변화무쌍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서 신동빈호는 롯데그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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