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일주일 만에 1만명…뱅크시 특별전 ‘BANKSY: Still Here’ 흥행 질주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8-07 09:23:42

▲뱅크시 특별전이 7월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개막한다./사진=뱅크시전시문화 주식회사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 ALT.1에서 문을 연 세계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뱅크시 특별전 ‘BANKSY: Still Here’가 초반부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매 개시 보름 만에 판매량 3만장을 넘어선 데 이어 개막 일주일 만에 누적 관람객 1만명을 돌파했다. ‘풍선을 든 소녀’, ‘꽃을 던지는 사람’ 등 대표작을 비롯한 110여점을 통해 익명의 예술가 뱅크시가 전쟁과 빈곤, 권력과 소비사회를 향해 던져온 질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관람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 미술시장 안에서 욕망 드러낸 허스트, 거리에서 권력에 질문한 뱅크시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관람했다면 이번 뱅크시 특별전은 놓치기 아까운 전시로 꼽힌다. 데이미언 허스트와 뱅크시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1980년대 이후 영국 현대미술의 지형을 바꾸고 세계 미술시장에 강렬한 흔적을 남긴 작가이기 때문이다.

데이미언 허스트가 죽음과 욕망, 생명과 자본을 화려하고 도발적인 작품으로 드러냈다면, 뱅크시는 익명성과 거리미술을 무기로 전쟁과 빈곤, 권력과 소비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파고든다.

두 작가는 현대미술이 시장과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허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경매시장에 내놓으며 미술과 자본이 결합하는 현상을 작품세계의 일부로 끌어들였다. 반면 뱅크시는 미술시장을 끊임없이 비판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작가로 자리 잡았다.

이런 점에서 두 전시는 영국 현대미술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조망하는 한 쌍의 전시와도 같다.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가 미술시장 내부에서 작동하는 욕망과 불안을 보여줬다면, 뱅크시 특별전은 거리와 대중의 시선으로 시장과 권력의 구조를 되묻는다.

◇ 110여점으로 만나는 '얼굴 없는 예술가'

‘BANKSY: Still Here’에는 뱅크시를 상징하는 판화와 오브제, 사진과 프로젝트 자료 등 110여점이 출품됐다.

전시장에서는 ‘풍선을 든 소녀’를 비롯해 시위자가 화염병이나 돌 대신 꽃다발을 던지는 모습을 담은 ‘꽃을 던지는 사람’, 원숭이를 통해 권력과 복종을 풍자한 ‘지금은 웃어라’, 쥐를 사회적 저항의 상징으로 활용한 ‘러브 랫’ 등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거리 벽화를 그대로 옮겨오는 방식이 아니라 뱅크시가 설립한 공식 감정기관 페스트 컨트롤 오피스 인증 작품과, 2003년부터 2017년까지 뱅크시의 판화와 에디션을 제작·유통한 POW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판화 아카이브, 뱅크시의 거리 벽화를 기록한 사진, 작가가 주도한 프로젝트 현장에서 한정 제작된 오브제와 인쇄물 등을 더해 뱅크시의 작품세계와 활동 궤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실제 거리의 콘크리트 벽을 연상시키는 전시공간도 조성해 작품이 탄생한 도시 환경을 체감하도록 했다.

전시가 집중하는 지점은 뱅크시의 정체가 아니다. 얼굴과 이름을 감춘 한 사람이 왜 끊임없이 전쟁과 폭력, 빈곤과 차별, 권력과 소비주의를 이야기했는지를 따라가는 데 무게를 둔다.

뱅크시의 이미지는 단순하고 친숙하다. 풍선을 놓친 소녀, 꽃을 던지는 시위자, 팻말을 든 원숭이, 도시를 떠도는 쥐 등은 별다른 미술 지식이 없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이미지 안에는 현대사회가 외면해온 불편한 질문이 겹겹이 숨어 있다.

◇ 데이미언 허스트와 뱅크시를 통해 영국 현대미술 입체적 이해할 수 있어

이번 특별전 아트디렉터인 윤재갑 씨는 “데이미언 허스트가 미술시장 한가운데 들어가 인간의 욕망과 자본의 작동방식을 드러냈다면, 뱅크시는 거리에서 그 시장과 권력에 질문을 던진다”며 “허스트 전시를 본 관람객이 이번 뱅크시 특별전까지 관람한다면 영국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의 흐름을 어떻게 바꿨는지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시 주최사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뱅크시의 유명 작품을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작품이 탄생한 사회적 배경과 그 안에 담긴 메시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데이미언 허스트 전시를 통해 영국 현대미술의 한 축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뱅크시를 통해 또 다른 축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뱅크시가 누구인지에 대한 호기심보다 그가 지금까지 무엇을 말해왔고, 그 질문이 오늘날에도 왜 유효한지에 주목해달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11월 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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