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부회장의 성공신화···KB금융의 제 2도약 기대
'비은행 금융' 성장시켜 온 주역
은행,비은행 탁월한 전문성, 지속가능경영 적임자
리딩금융그룹 수성, 글로벌 사업 비중 확대 과제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3-09-10 12:22:55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이끌 새 선장에 양종희 부회장이 선임됐다. 그는 그룹 '전략통'이자 '비은행 금융'부문을 성장시켜 온 주역으로 KB금융의 지속가능성장을 이끌 가장 근접한 회장 적임자로 평가 받아 왔다. 앞으로 그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큰 이변 없이 내부 출신 후보가 이번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들어 회장이 바뀐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달리 관료 출신의 강력한 외부 후보가 없다는 점도 내부 인사 선임 가능성을 높게 점친 이유다. 또, 내부 인사들이 일찍이 회장직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수업을 받아왔던 점도 이들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양 내정자(62)는 앞서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이 확정된 지난번 CEO 인사에서도 허인 부회장과 함께 경쟁 후보군에 나란히 올랐었던 만큼 일찌감치 관심을 받았다. KB금융은 2008년 지주체제 출범 이후 지금껏 내부인사를 회장으로 맞은 적이 없기에 어느때 보다 이목이 집중됐다.
그는 회장자격요건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그룹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에서 후보자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동갑내기 부회장인 허인, 이동철 등 3인 중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오르기도 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져가는 시점에 보험·카드 등 비은행 분야에 경험이 풍부한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김경호 회장후보추위원회 위원장은 회장 추천 사유로 “양 후보자는 지주, 은행,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으로 재직하면서 쌓은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디지털, 글로벌, ESG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후보이고, KB손해보험 사장 및 KB금융지주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성과와 경영능력은 그룹의 리더가 되기에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양 내정자는 김위원장이 평가했듯 KB금융그룹의 핵심 사업에 두루 능통한 전문 금융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 석사 수료 후 1989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종합기획부, 재무기획부, 재무보고통제부장, 서초역지점장을 역임한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윤 회장이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역임할 때 양 부회장은 경영관리부 등을 맡으며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춰왔다.
2014년 상무로 승진하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여해, KB손해보험 초대사장을 지내며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을 끌어올리고 그룹 핵심 계열사 반열에 올려놓는 토대를 다지면서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2021년 부회장에 선임된 후에는 3년간 글로벌, 보험, 디지털, 개인고객, 자산관리, SME 등의 부문장을 맡으면서 그룹 내 은행과 비은행 비즈니스 영역까지 총괄 지휘하여 그룹의 성과를 높이는 탁월한 역량을 보여줬다.
그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과단성 있는 선 굵은 면모로도 정평이 나 있다. 보험업 경력이 없다는 우려가 컸지만 노조와의 갈등을 무난히 봉합하며 인수 후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는 3연임하며 5년간 대표를 지내며 착실히 성장 기반을 만들어 갔다. 그 결과 KB손보는 지난해 557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10년 만에 부활된 부회장직의 첫 번째 주인공에 오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양 내정자는 “기회를 주신 회추위에 감사드리고,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그룹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 앞엔 ‘리딩금융그룹 수성’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윤종규 회장이 이끈 KB금융은 지난 2017년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 순이익을 찍은 뒤 2021년과 작년엔 2년 연속 4조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리딩 금융그룹’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700조원을 넘는다. 은행·증권·보험·카드사 등 국내 금융그룹 중 가장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지만 경쟁그룹과의 실적 격차는 크지 않다. KB금융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글로벌 사업 비중을 40%로 끌어올리겠다는 KB금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해외 진출 확대와 함께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필요하다. 그는 비은행과 글로벌 분야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 내정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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