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김주현 위원장, 국감장에서 "하이투자증권 'PF꺾기' 의혹 살펴보겠다" 답변

금융위 국감에 증권사 CEO 중 유일하게 소환된 홍원식 대표
국감에서 "꺾기 사례 없다"며 부인했지만 의혹 여전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의 기업 어음과 전단채 거래도 도마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3-10-12 10:47:12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이사가 금융위원회 대상 국회 국정감사(국감)에서 증권사 CEO로는 유일하게 증인으로 지정되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꺾기’를 포함해 시행사에 무리한 담보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적 하락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홍 대표가 국감 출석으로 파장이 커진다면 그의 연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회정무위원회는 국감 증인과 참고인으로 일반증인 19명과 참고인 11명을 소환하기로 정하고 그중 증권사 현직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의 이름을 올렸다.

정무위는 11일 금융위원회를 시작으로 21대 마지막 국감이 본격화했다. 금융감독원 국감은 오는 17일, 마무리하는 금융위·금융감독원 종합감사는 27일 열린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11일 금융위 국감장에 섰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사진=하이투자증권

업계는 그동안 굵직한 이슈들이 여럿 있었는데, 홍 대표만 나 홀로 증인으로 채택된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아울러 몇몇 증권사는 국감장 소환 명단에 빠지면서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올해 정무위원회의 금융위 국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가계대출 폭증과 내부통제 부실 등이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데 하이투자증권은 부동산 PF 대출 과정에서 PF 상품 ‘꺾기(구속성 예금)’를 포함해 시행사에 무리한 담보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꺾기'란 대출을 조건으로 예금이나 적금, 보험, 펀드에 가입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주로 은행권에서 쓰고 있는 단어로 이번 국감에서 보면 명확한 상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다른 금융권에서 의미하는 ‘꺾기’ 같은 행위는 우리는 그런 것과 관련이 없다"라며, "이와 관련한 사항은 대표님이 국감에서 답변하실 예정인 만큼 그때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1일 홍 대표는 정무위 국정감사에 참석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꺾기 관행에 대한 지적”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봐도 꺾기의 사례는 없다”라며, “오늘 아침에도 실무자들끼리 오고 갔던 이메일을 확인했다. 관련 증거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의 PF 대출 꺾기 민원 투서가 21건이나 들어왔다”라며 “차주에게 대출 조건으로 자사 부실 채권을 매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약정해 20억원 상당의 부실 채권을 팔았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하이투자증권의 PF 꺾기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부문 사장의 자제가 근무하는 흥국증권에 15조원 규모의 기업 어음과 전단채 거래를 밀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홍 대표는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며 철저하게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에 불거진 'PF꺾기' 논란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들은 하이투자증권의 PF 우발 채무 리스크를 꾸준히 지적해 왔다. 국내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하이투자증권의 부실자산도 빠르게 늘어 고정이하자산비율이 매우 나빠졌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자산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말한다. 고정'은 이익이 나지 않는 자산이지만 회수 가능한 것으로 분류된다.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은 단어 그대로 회수하기 어렵거나 잠정 손실로 집계해 손실 가능성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고정이하자산비율은 6.7%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잔액은 지난해 말 1986억원에서 2194억원으로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은 하이투자증권이 13.85%으로 증권사 중 가장 높고 이어 유진투자증권이 10.13%으로 다음으로 높다.


특히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PF 연체 사태가 논란을 키울 수도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익스포저(노출액)가 자기자본 대비 높았던 증권사다.

지난 6월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81.5%로, 지난해 말(93%) 대비 11.5%p 낮췄지만, 비슷한 규모인 자기자본 3조원 이하 다른 증권사의 평균(55%)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PF 우발채무는 재무제표상 부채로 잡혀 있진 않지만 시행사가 어려워질 경우 부채로 바뀔 수 있는 금액을 말한다.

여기에 최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관련 소송에도 패소하며 상당한 재무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 에이치엘비(HLB)에 ‘옵티머스스마트3호(300억원)’를 판매했다. 하지만 이후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해 두 회사간 소송으로 번졌다. 오랜 법정공방 끝에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 민사12부는 하이투자증권이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전체 투자금의 30%에 해당하는 90억원을 배상할 것을 주문했다.

하이투자증권은 건전성뿐만 아니라 실적에서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하이투자증권을 이끌고 있는 홍원식 대표가 무난히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이번 국감 출석으로 파장이 커진다면 홍 대표의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91억원으로 전년 동기(643억원) 대비 54.7%나 줄었다. 위탁매매 부분에서만 134억원에서 93억원으로 30.6% 감소했다.

홍 대표는 2021년 12월 말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홍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려면 이번 국감을 통해 조직 내 경영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