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B금융, 차기 회장 검증기간 늘리고 투명성↑···선도적 사례 되나

인선절차 투명성 높여...자질과 역량 갖춘 적임자 선출 호재
9월 8일 최종후보 확정...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유력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3-07-25 15:24:19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KB금융이 차기 회장 선정 과정과 평가 기준 등을 상세하게 공개하고 검증기간도 늘리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인선절차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KB금융은 이번 경영권 승계프로그램에서 승계절차의 착수 시기와 숏리스트 선정 시기를 지난 2020년보다 약 3주 앞당겨 발표했다. 전체 일정을 사전에 공지하면서 진행 일정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왔던 다른 금융지주들과 차별화한 것이다. 또한 숏리스트 발표 이후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확대해 충분한 검증을 거칠 수 있도록 했다.

 

▲ KB금융그룹 사옥 전경/사진=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은 '회장 자격 요건'에 대해 경영승계 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자격 요건도 구체화했는데, 총 5개 항목에 25개 세부 기준으로 구성해 자격 요건에 따라 종합적인 평가를 거치게 했다. 인터뷰 횟수도 두 번으로 늘리고 외부 컨설팅 업체의 평가를 반영하는 절차도 새롭게 추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같은 KB금융의 조치에 대해 "금융당국이 은행과 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고 이를 KB금융지주가 적극 반영한 만큼 차후 이루어질 타 금융지주들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관행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KB금융이 작년 말과 연초에 있었던 여러 지배구조 이슈 이후에 처음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 줬으면 한다”라며, “이번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절차적인 측면의 개선 방안을 검토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당국은 KB금융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대해 합격점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존에 있었던 다른 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과정에서는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이번에는 잘 준비한 프로그램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차기 회장은 자연스럽게 내부에서 발탁될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향후 세 차례 회의를 더 거쳐 9월 8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지난 5월 9일 확정된 상반기 기준 회장 롱리스트는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숏리스트(1차) 6명, 숏리스트(2차) 3명을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선정하게 된다.

내부 후보군에는 윤종규 현 회장은 물론 허인·이동철·양종희 부회장 3인에 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인 이재근 KB국민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후보군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차기 회장이 윤 회장이나 내부 부회장 3인 가운데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 회장의 경우 현직 프리미엄이 있지만 현 정부 들어 당국이 금융그룹 수장들의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또한 윤 회장도 그동안 후계구도를 탄탄히 만들어온 만큼 후배들에게 기회를 양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세 부회장은 모두 1961년생이다. 허 부회장은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과 KB금융지주 기타비상무이사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을 지냈다. KB금융의 주력 계열사인 은행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 부회장(개인고객·WM·연금·SME부문장)은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 겸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낸 바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KB손해보험을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특히 2021년 가장 먼저 부회장직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양 부회장은 현 부회장 3인방 중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임명된 인물로 KB금융지주 재무 총괄 부사장을 맡은 '재무통'이다.

이 부회장(디지털·IT부문장)은 KB금융지주에서 전략총괄 부사장, 개인고객부문장 등을 지냈다. 2018~2021년에는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지주와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전략, 재무, 영업 등의 다양한 업무를 맡은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비은행 업권 전반에 걸쳐 많은 경험을 갖춘 만큼 비교 우위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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