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밸류] '참호경영' 논란 휩싸인 JB금융…3월 주총서 시험대 오른 김기홍 회장 '리더십'

7년 넘은 장기 집권에 'CEO 참호 구축’비판론 솔솔
이사회 독립성 의구심...'실적’이라는 방패, ‘거버넌스’라는 창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승계 절차 투명성 부족 도마 위

황동현 기자

robert30@naver.com | 2026-02-27 06:59:36

[소셜밸류=황동현 기자]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JB금융지주에 ‘참호 경영’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한 이후 기록적인 실적 성장을 이끌어왔지만, 폐쇄적인 이사회 운영과 승계 절차의 투명성 부족 등이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김 회장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 ‘참호 연임’… “그들만의 리그” 비판

김기홍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8년 3월까지다. 금융당국이 연일 은행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압박하고 있지만 김 회장은 이미 3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을 구축한 '참호 연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내규를 바꿔 9년 연임 체제를 구축했다. 이사회는 구성원 10명 중 2대 주주인 얼라인파트너스 추천 2인을 빼면 사실상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때문에 사외이사는 물론 임원 선임 과정에서 김 회장의 의중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지난 1월에는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백종일 전(前) 전북은행장이 차기 행장 결정을 앞두고 돌연 용퇴했다. 백 전 은행장은 이후 JB금융지주 부회장으로 선임됐지만, 취임 9일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은행지주사의 경영승계를 두고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던 시기다. 백 전 은행장이 JB금융의 유력한 차기 회장후보였던 만큼, 업권에서는 사실상 경질이란 해석도 제기됐다.


◇ 금융당국 “제왕적 지배구조 좌시 않겠다”

문제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경한 태도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을 압박하면서 올해 금융지주 주주총회와 감독당국의 검사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견고한 실적과 깔끔한 조직관리로도 연임이 유력했던 금융지주 수장들에게 이제 지배구조 확립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는 평가다.

대통령이 금융권을 향해 ‘이너서클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이후, 금융당국은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검토 중이다. TF를 가동해 회장 연임 절차와 이사회 구조 전반을 손보겠다는 의도다. 당국은 TF 최종안 발표 전 금융지주에 선제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개최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지배구조 혁신에 먼저 나서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기홍 회장은 지난해 연임을 결정했던 만큼 금융당국의 주요 타깃에서는 빗겨갔지만 '참호 연임'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만큼 과거 절차에 대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또한 당국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횟수를 제한하고 사외이사의 임기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김기홍 회장이 구축한 강력한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정기검사 대상 은행으로 3개사를 선정했는데 상반기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이번 검사는 금감원이 정기검사 시 소비자보호 엄정 단속을 예고한 이후 시행하는 첫 사례로 지배구조 체계도 주요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전북은행은 박춘원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 등 지배구조 관련 현안이 검사 과정에서 논의될 것으로 업권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해 전북은행은 고금리 이자장사 논란에 휩싸인 백종일 전 은행장이 연임을 포기하면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를 후임 은행장으로 선임했다. 그런데 선임 과정에서 박 은행장이 JB우리캐피탈 대표 시절 '김건희 집사 게이트' 의혹 관련 특검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잡음이 일었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된 IMS모빌리티는 김건희 씨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설립하고 지분을 가진 렌터카 업체다. 박 행장이 대표로 재직하던 2023년 6월 JB우리캐피탈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가 조성한 사모펀드 ‘오아시사제3호제이디 신기술조합’을 통해 10억원을 IMS모빌리티에 투자했다.

당시 IMS모빌리티는 순자산 556억원, 부채 1414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부실기업이었다. JB우리캐피탈이 출자한 1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 기말 잔액 장부가액 9억5900억원으로 손실을 낸 상태다.

JB금융 측은 IMS모빌리티 투자가 당시 대표이던 박 행장 의견 개입 없이 본부장 전결로 진행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회사대표이사 추천위원회 차원에서 이전부터 검토를 마쳤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실적’이라는 방패, ‘거버넌스’라는 창

김기홍 회장 측의 가장 강력한 방어 카드는 ‘압도적인 경영 성과’다. JB금융은 지방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록하며 작지만 강한 은행의 면모를 보여왔다. 당기순이익은 7년 연속 성장하며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적극적인 '밸류업'에 힘입어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김 회장 지지 측은 “실적과 주주가치 제고 능력이 입증된 경영자를 지배구조 프레임으로 몰아내는 것은 오히려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위”라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냉담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실적만 좋으면 지배구조 문제는 눈감아줬지만, 이제는 거버넌스 자체가 기업 가치의 핵심 요소가 됐다”며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제왕적 리더십’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주가 반등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3월 주총, ‘참호’ 깨질까 수성할까

지난해 JB금융지주는 지방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주주행동주의 파도를 맞았지만 이를 기회로 극복한 선례를 남겼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가 2대 주주로 등극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일부 수용했다. 실제로 JB금융은 얼라인파트너스와 OK저축은행 등 주요 주주가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며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심각하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올해 초 백종일 전 전북은행장이 금융지주 부회장 취임 9일 만인 지난 1월 9일 돌연 사임했다. 표면적인 사임 배경은 ‘일신상 사유’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주총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주주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으로 JB금융의 사외이사 구성에 변동이 생긴다면, 리더십 지형도 바뀔 수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26년은 금융지주 CEO들이 ‘실적’만큼이나 ‘공정한 승계’와 ‘투명한 지배구조’를 증명해야 하는 해”라며 “JB금융의 이번 주총 결과가 국내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 문화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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