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종식 가능성 커지나, HIV 예방 주사제 ‘예즈투고’ 美 FDA 승인

길리어드 개발, 연 2회 투약…99.9% 예방 효과 입증
“가격은 연 3,900만원…보급에 걸림돌”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6-20 09:00:13

▲에이즈 예방약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HIV 예방 주사제/사진=연합뉴스 제공/최성호기자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미국 보건당국이 6개월에 한 번 맞는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예방 주사제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기존 예방약보다 복용 부담이 줄고 예방 효과가 높아 에이즈 종식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연간 약 3,9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약값은 보급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19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HIV-1 캡시드 억제제 ‘예즈투고(Yeztugo)’를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노출 전 예방(PrEP) 약물로 승인했다고 밝혔다. 연간 두 차례만 주사하면 감염 예방이 가능한 약물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리어드는 “기존 하루 한 번 복용하는 ‘트루바다’보다 복약 순응도와 예방 효과에서 큰 개선을 보였다”며 “6개월 주사 방식은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고 낙인에 따른 거부감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 결과도 주목된다. 아프리카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트루바다를 복용한 그룹 대비 HIV 감염이 100% 감소했으며, 또 다른 시험에서는 예즈투고를 맞은 2,179명 중 2명만이 감염돼 99.9% 예방률을 기록했다.

에모리대 에이즈연구센터의 카를로스 델 리오 소장은 “예즈투고는 복용 편의성은 물론, 사회적 낙인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감염 확산 차단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가격이 문제다. AP통신과 CNBC 등은 예즈투고의 연간 약값이 보험 없이 28,218달러(약 3,9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길리어드의 기존 일일 경구용 약(약 3,300만원)보다도 비싸다.

길리어드 측은 보험사 및 정부기관과 협력해 보험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미 언론은 보건의료 예산이 축소된 현 상황에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건강보험) 등 공적 지원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진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예방 효과가 아무리 뛰어나도 고비용 장벽을 넘지 못하면 감염 고위험군의 접근은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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