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종근당-한미약품, 제약업계 저력 보이며 '형님'보다 의미있는 약진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나란히 1000억원대 돌파하며 유한양행-녹십자 따돌려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2-19 09:12:45

 

▲ 사진=종근당 본사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종근당과 한미약품이 영업이익에서 제약업계 '형님'인 유한양행과 녹십자를 나란히 따돌리고 당당히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4883억원과 10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 16%나 늘어난 수치로 순이익은 799억원으로 90% 가까이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한미약품도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1조3317억원, 영업이익 1570억원, 순이익 957억원을 달성하며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이들의 형님 역할을 해왔던 유한양행과 녹십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이 약 1조8000억원, 1조7113억원으로 매출액은 높았지만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돌파하지 못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이들이 언젠가 제약업계 맏형 노릇을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상황이다. 

 

실제로 종근당은 올해 매출 1조5936억원, 영업익 120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미약품은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조4042억원, 영업이익 1699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올해도 매출은 이들이 형님을 따돌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영업이익은 앞설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우선 이들 만년 2위그룹의 제약사들이 영업이익에서 선두로 치고 올라설 수 있었던 데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노력이 크게 뒷받침한 덕분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이 갖추고 있는 제품들이 일정 부분 제약시장에서 본격적인 침투가 이뤄진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 초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신약의 작용기전을 탐색하는 등 정보기술을 활용한 신약개발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챗GPT 출시로 활용도가 높아진 AI 기술을 이용해 신약개발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회사 성장에도 점핑을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게다가 종근당은 이달 초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 시나픽스(Synaffix B.V)로부터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도입하는 계약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ADC 항암제 개발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차세대 항암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ADC는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치료 효과가 있는 화학 약물을 결합해 약물이 항원을 발현하는 세포에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기술로 다른 기술과는 달리 항체를 변형할 필요가 없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7일 진행된 창업주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李鍾根) 전 회장의 30주기 추도식에서 이장한 회장은 “고촌이 환자의 곁에는 항상 종근당 의약품이 있어야 한다”는 유지를 이어 받아 “인류를 치료할 수 있는 ‘글로벌 신약’을 반드시 완성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종근당은 락토핏도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였다. 출시 이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힘 입어 매출 효자 노릇을 하던 ‘락토핏’에 대해 종근당은 매출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선보였다.  

 

‘겉부터 속까지 모두 업그레이드된 락토핏’을 메인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패키지 리뉴얼과 보장 균 수 2배 및 정상적인 면역 기능 강화를 위한 아연 추가로 성분까지 리뉴얼 했다. 특히 국민 유산균 락토핏으로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유산균 개발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아울러 종근당은 지난해 3월 충남 당진 합덕에 신공장을 준공해 25년간 쌓아온 종근당건강의 기술 경쟁력과 제품생산 노하우를 집약했다. 국내 최대 유산균 전용 생산라인과 최첨단 연질캡슐 제조라인, 홍삼과 같은 액상제품 자동화 생산라인 등 최신 설비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공장으로 탄생했다.

 

 

▲ 한미약품 본사 모습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제품 기반의 성장이 도드라지면서 최대 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원외처방 매출 5년 연속 선두를 지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덩치만 큰 유한양행이 실속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 및 복합신약 등을 바탕으로 한미약품이 고도 성장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 스펙트럼에 따르면 작년 10월 미국 전역에 출시한 ‘롤베돈(한국 제품명 롤론티스)’이 지난 3개월 동안 1000만 달러(한화 약 123억원) 규모의 매출을 냈다. 지난 2012년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롤베돈은 작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시판허가를 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항암화학요법 치료를 받은 암환자에게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의 치료와 예방 용도로 쓰인다.

 

이 제품이 미국 전체 클리닉 시장의 22%를 차지하는 상위 3개 커뮤니티 종양 네트워크에서 활용하기 시작해 큰 성과로 이어졌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작년 한해 '지속가능 혁신경영'을 기치로 걸고,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미래를 위한 R&D에 집중적 투자를 해왔다"며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에는 예년보다 더욱 알차고 내실있는 성과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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