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관세 충격 속 1분기 실적 ‘선방’ 전망
재고 활용으로 단기 방어… 장기화 땐 타격 불가피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4-23 08:59:35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라는 악재 속에서도 2024년 1분기 실적에서 예상 외 선방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오는 24일과 25일 각각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재도입(25%)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 재고를 활용해 단기적으로 판매를 유지하고 실적 방어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3개월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현대차의 1분기 예상 매출은 43조4,352억 원, 영업이익은 3조5,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8% 증가, 영업이익은 0.4% 감소한 수치다.
기아 역시 매출 27조8,101억 원, 영업이익 3조2,287억 원으로 전망돼, 매출은 6.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8%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각각 현대차 8.2%, 기아 11.6% 수준으로 유지됐다.
업계는 이번 실적 선방이 현지 재고 운영 덕분에 가능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2~3개월 내 재고 소진이 예상되며, 이후부터는 관세 충격이 직접 반영돼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판매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증가는 단기적으로 실적 방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KB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관세에 따른 연간 영업이익 감소폭을 각각 3조4천억 원, 2조3천억 원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관리 능력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19 당시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도 빠르게 생산을 회복하며 글로벌 완성차 3위로 도약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SK증권 강성진 연구원은 “이번 관세는 부품까지 대상에 포함돼 있어 미국 내 공급망 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이 빠른 대응력과 지역별 생산 다변화를 통해 이번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대응을 위해 앨라배마·조지아 공장 및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생산능력을 연 120만 대로 확대하고, 현지화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한편 업계는 무차별적인 관세 조치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관세 철회 또는 완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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