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주만 상승한 국내 증시, 대형주 하락 계속될까...거래대금 살아날지 관심
올해 들어 크래프톤(-44.57%), 카카오페이(-42.87%), 엔씨소프트(-35.54%),
카카오뱅크(-31.95%),네이버(-28.53%), 카카오(-24.36%) 등 대형주-성장주 급락
한신기계(270.88%), 일동홀딩스(198.65%), 한일철강(128.79%) 등 일부 소형주 급등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5-08 08:55:03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향후 증시가 대형주 장세로 변화할까 아니면 소형주 위주의 장세가 당분간 더 이어질까.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단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형주와 중형주는 하락했지만 소형주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발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 심리가 짙어지면서 국내 증시 거래대금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우선 오는 10일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투자 심리가 정책 수혜주에 몰리는 등 개별종목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부터 이달 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11.19% 하락했다. 그런데 시가총액 규모가 클수록 하락률도 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1∼100위로 구성된 대형주는 11.14% 떨어졌고, 101∼300위까지로 구성된 중형주는 4.76% 떨어졌다. 반면 나머지 기업들로 구성된 소형주는 4.47% 상승했다.
대형주 중에 삼성전자가 14.94%, SK하이닉스는 18.32% 떨어졌고, 성장주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크래프톤(-44.57%), 카카오페이(-42.87%), 엔씨소프트(-35.54%), 카카오뱅크(-31.95%), 네이버(-28.53%), 카카오(-24.36%) 등이 급락했다.
반면 한신기계(270.88%), 일동홀딩스(198.65%), 한일철강(128.79%), 하이스틸(127.49%), 고려산업(107.22%), 신송홀딩스(105.20%) 등 상승률 상위 종목은 모두 소형주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 14.48% 하락했다. 대형주(-21.80%), 중형주(-11.93%), 소형주(-4.53%) 순으로 하락했다.
이런 이유로는 외국인이 올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11조원가량을 팔아치우면서 대형주 위주로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비중이 낮고 종목, 테마별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고 있고, 현재로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를 막을 수 있는 요인이 없어 보인다"며 "물가가 안정돼 긴축 강도가 약해지기 전까지는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가 부진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다음 주면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새로 추진하는 정책과 관련한 업종·주가) 부양 기대가 발생하고 개별 종목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주 주도 장세가 조만간 약해질 것이어서 대형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소형주 강세는 지속될 수 없다"면서 "중소형 이익모멘텀 주식이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자금 유입이 계속 필요하지만, 현재 중소형 매수 자금은 신규 투자 자금이 아닌 대형주 매도 자금이기 때문에 지속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주 실적 상향으로 중·소형주 자금 유입이 축소될 수 있어 대형주 또는 패시브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며 실적 모멘텀이 있는 자동차, 2차전지를 최선호 섹터로, 저점 가능성이 있는 반도체를 다음 선호 섹터로 꼽았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거래소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약 10조7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주식 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던 2020년 동기(10조6555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동기(16조1494억원)와 비교하면 33.6% 줄어든 수치다.
코스닥 시장 역시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7조55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7.3%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동기(9조5173억원)보다도 적다.
아울러 지난해 1월 일평균 26조4778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거래 대금은 12월 9조9195억원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올해는 10조~11조원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2∼4일에도 3거래일 연속 9조원대에 머물다가 6일에야 10조3308억원으로 간신히 올라왔다.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증시 거래대금 위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6월과 7월 추가 2회의 50bp 인상이 거의 확실시 된 상황이고, 더욱 중요한 것은 9월 금리 인상 폭은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 향방에 따라 25bp에서 75bp까지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참여자들은 당분간 9월 금리 인상 폭을 가늠하기 위한 사실 검증(reality check) 기간을 거칠 전망"이라며 "이 과정에서 향후 1∼2개월간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 및 고용 지표에 따라 금융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오는 11일 발표될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 발표는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감을 강화할 것"이라며 "물가 수준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여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렵지만, 일단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형성은 금융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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