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인플레’ 현실화, 美 중고차 값 1년 반 만에 최고
최성호 기자
choisungho119@naver.com | 2025-05-08 08:42:54
[소셜밸류=최성호 기자] 지난 4월 미국의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며 자동차 시장에 ‘관세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진한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소비자 심리에 즉각 반영되면서 중고차 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이 본격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중고차 도매가격을 반영하는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는 4월 208.2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2.7%, 전년 동기 대비 4.9% 상승한 수치로, 2023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의 최고치다. 팬데믹 이후 차량 공급망 교란이 극심했던 시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상승이 계절적 요인을 넘어 정책 변화에 따른 심리적 선반영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제레미 롭 콕스 오토모티브 인사이트 디렉터는 “통상 4월 중순이면 상승세가 둔화되지만, 올해는 한 달 내내 가격이 강하게 올랐다”며 “관세가 가격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현실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트럼프 행정부는 4월 3일부로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달 3일부터는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되는 미국 브랜드 차량에도 영향을 미치는 조치다.
업계 반발로 인해 일부 부품에 대해서는 1년간 한시적으로 관세를 면제했지만, 근본적인 가격 상승 압력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신차 시장에서도 가격 인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머스탱 마하-E,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모델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한화 약 280만 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5월 2일 이후 생산 차량부터 적용되며, 딜러점에는 6월 말부터 도착할 예정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자동차 가격이 단순히 수입차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공급망 비용 증가와 소비자 선택 구조 변화로 미국산 차량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브랜드 차량의 절반 이상이 멕시코·캐나다 등지에서 조립돼 수입되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이 관세 인상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 중고차라도 구매하자는 심리로 매수에 나섰고, 이는 중고차 시장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도화선이 됐다. ‘트럼프 관세’는 단순한 통상정책이 아니라 소비자 심리와 수요 구조, 가격 체계를 뒤흔드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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