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은근한 승부사' 신한금융지주 조용병 회장의 앞날이 더욱 기대 되는 이유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2-09-04 09:17:28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지난 1일 신한금융지주가 창립 21주년을 맞아 기념식을 치렀다. 2001년 9월 1일에 설립된 신한금융지주는 그동안 라응찬(2001~2010년), 한동우(2011~2017년) 회장에 이어 현재의 조용병 회장이 2017년 3월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조용병(65)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2기 임기를 마치게 된다. 3년의 임기를 두 번 채우는 것이다. 이에 신한금융지주는 조만간 차기 회장의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필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조 회장이 차기에도 신한금융지주호의 선장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칠흑이 가득한 망망대해를 노련한 솜씨로 잘 헤쳐 나가는 선장을 굳이 끌어내려 바꿀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이는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이름 그대로 조용한 승부사의 기질을 갖고 있는 듯하다. 평소 수사가 화려하거나 튀거나 특별히 눈에 띄는 행동을 보이지는 않지만, 은근한 스타일의 외유내강형 승부사로의 기질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출발 당시와 초반에는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무르익어 가며 빛을 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찌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농익은 맛을 내는 경영 스타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 회장이 3기 연임에 성공한다면 2026년 3월까지 신한금융지주를 이끌게 된다. 때마침 향후 3~4년은 금융 지주사들에는 격변의 시기가 되리라는 판단이다.
금융에 핀테크가 도입되면서 혁신이 일어나고 다른 영역의 기업들도 호시탐탐 금융 채널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다. 더욱이 플랫폼 기업들도 일정 부분 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토스 등의 핀테크 기업은 물론 네이버, 카카오와도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신한금융을 비롯한 지주사들은 통합 앱을 통한 계열사와의 통합 및 시너지 경영이 가능해 영역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확장도 가능해졌다.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선 더없이 좋아진 환경이지만 지주사들 입장에선 하루하루 피가 말리는 경쟁에 직면하게 된다. 즉 그동안은 지주사끼리의 경쟁만 잘 이겨내면 살아남을 수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금융 서비스 사업자들과의 경쟁해서 견뎌내야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된다는 점에서 시장 구조가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회장은 내밀하게 선제적으로 이런 경쟁에 대비해왔다고 판단된다.
우선 신한금융그룹은 16번째 자회사인 '신한EZ손해보험'이 지난 7월 1일에 출범했다. 지난해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계열사로 출범시킨 것이다. 즉 조 회장은 재임 기간 인수·합병(M&A)을 통해 다른 영역으로의 외형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노력을 꾸준하게 지속해왔다.
2019년 오렌지라이프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난해 7월 '신한라이프'로 통합했고 신한자산운용과 아시아신탁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10월 1일 '신한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해 증권 및 자산운용 부문에서도 도약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조 회장은 그룹 및 계열사 경영에 디지털 금융 및 핀테크 기술을 도입하는 채찍질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른 지주사에 비해 이 분야에서 앞서 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취임 이후 실적도 좋은 편이다.
2017년 2조9천188억원이었던 신한금융지주의 연간 당기 순이익은 2018년(3조1천567억원) 3조원을 넘어섰고, 계속 늘어나 지난해(4조193억원)에는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또한 2분기와 상반기 당기 순이익도 각각 1조3천204억원, 2조7천20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 5.5%, 11.3% 많았다. 특히 2분기엔 소폭이나마 KB금융지주의 순이익을 앞서면서 리딩뱅크로서의 위상도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조 회장이 연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던 신한은행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에 대해 지난 6월 30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이른바 '법률 리스크(위험)'가 사라지면서 조 회장의 세 번째 임기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는 신한지주의 궁극적 목표인 '공감과 상생의 금융 생태계'를 달성하기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21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직원들에게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생애주기 전체의 금융을 지원하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압도적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갖추자"고 독려했다. 조 회장은 "이미 안정적 시장 경쟁력을 갖춘 은행과 카드사뿐 아니라, 모든 그룹사(계열사)가 각자의 영역에서 일류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그룹사 간 적극적 소통과 협업으로 글로벌, 자본시장 역량도 선진 금융사 수준으로 끌어올리자"고 말했다.
이제 곧 시작될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조 회장이 좋은 선택을 받기를 바란다. 이를 통해 그의 역량이 차기에 더욱 빛을 발해 신한금융그룹이 세계적인 금융회사로 도약해 가고자 하는 여정에 서광이 비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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